어렸을 때나 혹은 어른이 된 지금 책상을 똑똑 두드리면서 그 소리에 빠져 손드럼을 쳐보신 적 다들 있지 않으신가요? 책상에 한가운데로 갈수록 소리는 두터워지고 가장자리로 갈 수록 소리가 얇아져서 얼추 드럼을 흉내내가며 내가 만든 리듬에 취해본 적은요?
지금의 포스팅 주제는 이런 장난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어진 내용입니다.
무념무상으로 손드럼 장난을 치면서도 문득 '실제 이런 소리가 음악에 쓰이면 어떨까?' 라는 생각 한 번씩 해보셨을 겁니다. 꼭 전문적인 타악기가 아니어도 왠지 이런 책상 두드리는 소리로도 음악을 만드는게 가능할 것 같다고 느끼셨을 겁니다. 사실 책상 내에서 두드리는 소리는 나무라는 한 가지 소재의 특성상 여기저기를 두드린다고 해서 소리가 꽤 다채롭지는 않기에 아마 새로운 타악기의 소리를 찾아 집안 여기저기를 손으로 두드려본 경험도 다들 있으실 거구요.
이런 호기심에서부터 출발하여 결국 집안의 생활 집기들을 이용한 음악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위에 손드럼을 언급하였듯이 일단 멜로디악기가 아닌 타악기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순서를 미리 말씀드려 보자면, 일단 집을 돌아다니면서 툭툭 쳐보며 좋은 소리를 찾아보고 그 다음에는 '샘플링'이라는 기술을 이용할 것입니다.
그럼 일단 좋은 소리들을 찾아볼까요? 저희는 7살 아들을 키우는 관계로 아이 장난감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그 장난감을 좀 활용하려 합니다. 제가 찾아본 소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장난감 총입니다. '두구두구' 하는 소리가 꽤 길게 나는 아이템이죠.
박수소리가 빠질 수 없습니다. 박수소리는 일단 기본으로 깔고 가야겠죠?
모래놀이가 담겨있는 두꺼운 상자입니다. 가운데를 치면 둔탁한 소리가 납니다.
무언가 담겨있던 정체모를 플라스틱 상자입니다. 같은 플라스틱으로 쳐서 소리를 내봤습니다.
긴 쇠줄자죠. 이걸 감을 때 나는 찰진 소리를 담아봤습니다.
바닥에 깔려진 아이들을 위한 놀이매트입니다. 손으로 치면 꽤 둔탁한 소리를 내죠.
뿅망치입니다. 뿅소리가 아주 매력적이죠.
아들에게 이 것을 사준 것을 후회할때가 많습니다. 많이 맞았거든요.
아이가 더 어렸을 때 유아교육기관에서 준 것입니다
(이 쉐이커 종류의 악기 이름은 '마라카스'입니다)
아이에게 사준 장난감 악기세트 중 하나입니다. 심벌즈인데 소리가 조금 빈약합니다.
이 역시 아이에게 사준 장난감 악기세트 중 하나입니다. 템버린이라고 하죠. 더 크고 화려한 LED 조명이 나오는 것은 통상 노래방에서 많이 흔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단 악기 소개가 끝났으니 이 것들이 내는 소리를 한번 들려드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이렇게 모아진 소리들을 악기로 써야 하기 때문에 몇 가지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볼륨을 올려주어야 합니다.
녹음된 각 샘플들의 볼륨들은 소리가 매우 작습니다. 아무래도 전문적인 마이크를 쓴 것이 아닌 카메라 마이크를 그대로 썼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합니다. 그래서 파일 자체의 볼륨을 올려주어 작업을 용이하게 만듭니다 (Normalizer 플러그인으로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잘 안들리게 숨어있던 잡음까지도 볼륨이 사정없이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다음작업이 필요합니다.노이즈를 없애 주어야 합니다.
볼륨을 전체적으로 올리면서 잡음도 많이 들리므로 잡음을 플러그인(저는 Noise Gate 플러그인을 썼습니다)을 통해 어느정도 제거해 주어야 합니다. 단 살려야 하는 원음과 잡음의 레벨 차이 (소리크기 차이)가 크지 않다면 효과가 아주 제한적입니다. 무리했다가는 원음의 손실을 가져다 주므로 안되겠다면 그냥 포기하고 잡음과 상생하는 방법으로 가야 합니다. 아마 전기기타 다뤄보신 분들은 이해가 빠를 겁니다. 아웃보드인 Gate 를 통해서 잡음외에 소리만 추출해 내고 싶지만 사실 원음의 파괴를 막을 길은 없죠.
여기까지 아주 노가다스러운 작업이었습니다만 아직 끝나지 않았죠.
이제 이렇게 정리된 샘플 음원들을 샘플링을 하기 위해 샘플러에 일일히 넣어주어야 합니다.
- 샘플링
사전적인 용어로써는 '어떤 자료에서 일부 값을 추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로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뜻이 음악용어로써의 샘플링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즉 기존 음악이나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하고도 짧은 소리들을 차용해서 내 음악에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쉽습니다. 샘플링이 표절을 정당화 시키는 도구로서 매스컴에 나오는 것을 많이 보셨을겁니다. 그런 경우는 누가 들어도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멜로디 라인을 길게 추출해서 자기 음악에 사용한 경우인데 이렇게 샘플링을 사용한 경우는 사실 많지는 않습니다. 대체적으로 샘플러를 사용한다고 하는 말은 이런 짧게 연주되는 타악기들의 One Shot 샘플을 이용하는 것을 말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저는 이 포스팅에서 제가 소리를 만들어내서 썼지만, 양질의 좋은 소리들을 가진 샘플이 시중에 많이 판매되기도 합니다).
타악기 전용 샘플러는 아래와 같이 생겼습니다. 제가 애용하는 샘플러는 'Battery4' 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죠.
오른편 큰 네모의 Cell 하나하나에 우리가 녹음하고 가공한 샘플들을 넣어야 하죠. 사진상으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미 완료된 사진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여기에 올려진 샘플들이 건반상의 어떤 Note를 눌러야 소리가 나게 할 것인지 일일히 매핑시켜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트 치는 소리를 건반상으로 두번째 '도'를 치면 나오게 하고, 장난감총 소리를 두번째 '레'를 치면 나오게 할 수 있는거죠. 이런 작업을 거쳐야만 이 샘플들을 사용자가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샘플과 건반 각 Note들과의 맵핑 작업이 완료되면 해당 파일 내에서 어느 구간이 플레이 될 것인지도 설정해 주어야 합니다. 각 샘플 파일들은 소리만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소리가 시작되기 전, 그리고 소리가 끝난 후의 상태까지도 담고 있습니다. 건반을 눌렀을 때 바로 소리가 나려면 소리가 시작하는 부분에 직접 체크를 해주어야 합니다. 여기까지도 아주 고생스러운 노가다 작업이 일단락 되었습니다.
힘들게 건반과의 맵핑 작업도 끝냈으니 이제 건반으로 매핑된 소리를 한번 들어볼까요?
생각보다는 이상하지 않죠? 얼추 드럼이 내는 소리를 흉내내는 정도까지는 되겠군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런 샘플들을 조금 더 악기에 가깝도록 음향적인 손을 좀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타악기 뿐만 아니라 멜로디악기로도 활용하는 방법도 다룰 예정입니다.
사운드 작업에 동영상 작업에 이미지 작업까지 상당히 힘든 포스팅이었습니다. 이후 진행은 다음번 포스팅으로 넘기도록 할텐데, 2회로나누어서 포스팅이 되는 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쉽게쉽게 풀어쓴다고 썼으나 일부러 전문적인 용어의 사용도 피하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구글 검색에 노출되어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스티미언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