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유치원에서 들고온 정체모를 하나의 통!
큰 통에 '느타리 버섯'이라고 쓰여있는데 아들! 대체 뭘 갖고 온 것이냐?
반신반의 하면서 하얀 흙이 담긴 이 통에 물을 주고 조금 기다리니 버섯이 쑥쑥 자라기 시작한다. 그러나 신기함도 잠시..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느타리 버섯들의 모습을 보며 뿌듯하기 보다는 무언가 찝찝하다.
버섯과 곰팡이를 어느정도 동일시하는 나의 관념상 집 안에서 자라고 있는 이 느타리 버섯이 썩 유쾌하지 않다. 버섯과 곰팡이가 자라는 환경은 축축하고 햇빛도 들지 않는 곳이어야 한다는데..대체 우리 가족은 어떤 환경에서 살고 있는거지? 오해하지 마시라~ 우리집은 사면과 천장이 콘크리트로 덮인 지극히 정상적인 건물이다. 동굴이 아니다.
그렇다면 집에 곰팡이도 잘 자라지 않을까? 물론 벽 구석에 조금 키우고 있긴 하다 제습기를 틀어놓고 살고 환기도 자주 하면서 집안 환경에 크게 공을 들이는데도 불구하고 자라는 속도는 콩나물 뺨친다.
대형마트에서 급작스럽게 낙지와 오징어를 50% 할인하는 관계로 갑자기 저녁메뉴가 낙지전골로 변경되었다. 그렇기에 필요해진 재료 버섯!! 통밖으로 대체 어디까지 쑥쑥 자랄 수 있는지 더 키워보고 싶지만, 집에서 무언가를 직접 키워서 먹는 것도 해보고 싶은 일이었기도 했다. 그게 콩나물이나 상추가 아닌 버섯이 될 줄이야.
결국 전골에 넣어서 먹기로 했다. 물론 유치원 선생님과 간단한 전화 질의 후 진행되었다. '선생님 이 버섯 먹어도 되는 거에요?' 라는 질의 후 말이다. 당연하게도 먹어도 된단다. 아무도 못 믿을 세상이지만 다행히도 아직까지 살아서 두 손으로 멀쩡히 포스팅하고 있다. 아임 얼라이브~
다 뜯어내도 또 자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한번 뜯어내니 안타깝게도 더 이상은 자라지 않았다. 더불어 우리집 구석에 곰팡이도 성장을 멈췄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