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노래방 데이터들이 많이 올라왔다. 그것도 국내 노래방 점유율 1,2 위를 다투는 태진,금영에서 말이다. 한마디로 집에서 혼자 부를 경우에는 그냥 무료가 되는 셈이다. 물론 점수와 빵빵한 사운드는 기대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한참 전 부터 유튜브에 업로드를 시작한 듯 한데 지금 알게 되었다. 유튜브에 올리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 큰 벌이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해 보니 안쓰럽긴 하다. 물론 그들의 생각과 계획이 있는 큰 그림 중 하나인데 괜히 내가 안쓰럽게 보는 것일 수도 있다.
언제부터인가 노래방은 레드오션 업종으로 통한다. 노래가 아니라도 즐길 것들이 많아진데다가 음주문화도 바뀌는 추세라 음주 후 노래방 방문도 예전처럼 필수는 아니게 되었다. 게다가 동네마다 노래방은 넘쳐나다시피 너무 많다. 아마도 뭔가 다른 방안을 찾기 위한 시도의 일부겠지.
어쨌든 난 저 큰 노래방 회사 두곳중 한곳의 노래방 회사에서 일한 적이 있다. 선곡 담당으로 말이다. 다음번에 어떤 노래가 실리게 될지를 선곡하는 파트였다. 특이한 것은 일 하는 도중에도 케이블 음악방송을 계속 켜 놓은채로 일을 한다. 새로 나오는 노래들에 대한 트렌드를 놓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음악을 계속 들으면서 일을 한다. 새로 나온 국내 CD는 회사에서 전부 구입하기도 했다. 일하는 환경이 일반 회사와는 좀 다른 만큼 출근하는 재미가 충분히 있었다.
가수들은 노래방 데이터에 민감해 한다. 특히 트로트 가수들의 노래방 사랑은 유별나다. TV출연을 잘 하지 않는 무명 트로트 가수들은 노래방에 자신의 곡이 '들어갔느냐', '안 들어갔느냐'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노래방에 자신의 곡이 있음으로 해서 얻어지는 부수적인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래 교실에서 강습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도 많은 효과 중 하나다. 그들은 끊임없이 선곡팀에 전화를 하고, 선물을 보내고, 직접 회사로 찾아오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인지도가 없는 노래를 다음 신곡 리스트에 올려주지는 않는다. 그런 로비들이 일체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물론 다들 들어 본 얘기가 있을 것이다. '노래방 회사에 돈 주면 자기 노래 들어갈 수 있다던데?' 그건 일부 영세업체들의 얘기다.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국 노래방 시장은 태진,금영이 합쳐 90%의 점유율을 가진다. 나머지 10%의 점유율을 군소 회사 5곳 정도가 나눠 가진다. 그런 군소 업체에서는 가능하다는 말을 나도 일하면서 들었다.
추가로 덧 붙이자면, 90%의 점유율을 두 회사가 나눠 갖는데 수도권에서는 금영제품을 보기 힘들고 남부로 내려가면 태진을 보기 힘들다. 이유는 두 업체가 사업 시작한 곳이 태진은 수도권, 금영은 부산이기 때문이다. 각기 아래로 위로 사업영역을 넓힌 결과로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다.
꼭 정식 음원이 아닌 각 대회 수상작들도 노래방 데이터에 들어간다. 난 대학가요제 수상자들을 맡아 본 적이 있다. 그들은 음원도 저작권도 가지고 있지 않아 직접 연락을 해야 한다. 그들의 신상을 알아내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SNS 주소나 이메일 주소만 알아내면 메일로 동의서를 주고 받고 일 처리가 시작된다. 하지만 다들 처음 겪어보는 일에 의심도 많다. 하지만 노래방 회사에서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는 없으므로 결국 감사하다는 말을 끝으로 작업이 완료된다. 그런 일을 진행할 때는 나 조차도 행복감을 느끼곤 했다.
가끔 노래방 기계에서 불려지는 노래들의 순위집계를 본다. 생각보다 애국가는 하위에 있지 않다. 정말 하위에 차지하는 곡은 소리소문 없이 책자에서 사라진다. 물론 그런 노래의 숫자가 많지는 않다. 각 사업장에 보급된 노래방 기계의 용량을 고려하여 삭제되는 작업이다. 또한 이미 노래방에 들어가 있는 노래지만 다시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아래 나열하지만 좋은 음질을 위해 재작업 되는 경우가 아닌 경우는 대체적으로 실수다. 노래방 책자를 보면 알수 있는데 가수들의 이름이 영어,한글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 'MC'를 그냥 'MC'로 표기하기도 '엠씨'로 표기하기도 한다. 특별한 기준이 없다보니, 선곡 담당자가 기억을 잘 해야만 한다. 결국 이런 표기의 차이로 인해 없는 노래로 인식하여 다시 작업을 하여 신곡리스트에 올리는 경우도 있다. 물론 주기적으로 찾아내서 삭제한다.
인기가 좋은 노래들은 실제 녹음을 거쳐 좋은 음질로 제공한다. 회사 자체에 녹음실을 가지고 음향 엔지니어가 고용되어 일을 하며, 실제 노래와 비슷하게 연주를 녹음함으로써 실제 음반이 출시되는 과정을 똑같이 거친다. 내가 보기엔 굉장히 비효율적이어서, 회사가 단지 이윤만을 추구했다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했었다. 그 작업에 드는 비용도 상당한데가 그렇게 만들어지는 노래 파일은 용량도 MP3 파일만큼 커지게되어 내부 저장소도 업그레이드해서 제품을 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래방 점수? 노래를 잘 부르느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지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할 것이다. 이미 녹음 환경에서도 쓰고 있는데 마이크로 입력된 소리의 정보를 다각도로 파악하여 시각화까지도 가능하다. 이 것을 원곡과 비교하여 점수로 표현하는데 기술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국은 인건비와 해당 기술의 라이센스 등 비용증가의 이유가 크지 않을까? 현재의 표시 기준은 그냥 랜덤으로 보면 된다.
나이가 젊을 때여서 놀고 싶은 생각이 강했는지 일에 제대로 집중력을 못 보인 탓에 결국 회사를 오래 다니지는 못했는데, 가끔은 그 회사를 다녔던 때가 그립다. 다들 자기가 지금 하는 일이 최선이라는 생각으로 '지금에 만족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해본다.
두서없는 내용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