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도 칼칼하고 열도 나고 여기저기 쑤시네요. 아무래도 감기인가봐요."
"당신이 의사도 아닌데 그걸 어떻게 알아요. 감기인지 아닌지는 내가 판단합니다."
"여기는 사람이 이렇게 많이 사는데 일식집이 하나도 없다니... 조만간 한 곳 들어왔으면 좋겠어."
"자네는 생각이 짧군. 임대료, 재료비 등 손익을 따져봤을 때 수익이 안 나니 식당이 안 들어서는 것 아닌가?"
"나는 메르스로 인한 치사율이 10~20% 남짓한데 왜 사람들이 히스테릭한 반응을 끼치는지 모르겠다."
세 의견 모두 자신이 더 가치있는 사고를 하는 것처럼 보이고 타인을 교육하려는 것 같다. 그러나 위 대화방식을 잘 살펴보면 저게 올바른 소통방식인가 의문이 든다.
우선 환자(일반인)와 의사(전문가)가 소통함에 있어서 아무리 의사가 전문지식이 있다 한들 구체적 개별적 사항은 경청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의사가 보기에 환자의 증상이 감기때문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추가적으로 다른 증상은 없었는지 물어보는 것이 더 정확한 진단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의사가 전문성을 내세워 환자의 의견을 묵살하고 지적하는 것은 본인의 권위주의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는 상대방의 의견을 교활하게 비틀어 약점을 가진 주장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대답을 잘 살펴보면 해당 답변은 "식당이 들어왔으면 너무 좋겠다." 보다 "이곳에서 요식업을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타당하다."라는 주장에 더 적합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공격하기 쉽게 바꿔놓고 거기다가 비판을 하고 가르친다. 이 사람은 누구랑 대화하고 있는 것일까?
특정한 종류의 암은 치사율로만 따지면 메르스로 인한 치사율보다 더 수치가 높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부에 대한 신뢰도, 당사자가 해당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선택권, 미디어를 통한 공포 확산 , 환자의 증상(대중이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등을 전부 고려해보면 암이란 질병보다 더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가지는 질병이 존재할 수도 있다. 마지막 주장은 오로지 치사율이란 정량적 수치만 보고 질병의 위험을 평가하려는 오만을 포함하고 있다.
이런 대답을 하는 사람에게 제대로 된 논거를 들어 반박하면 얼굴이 시뻘개져서 아무 말도 안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남을 가르치려는 오만과 권위주의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언어를 제대로 이해 못하는 장애에서 비롯된 것일까?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