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님의 스팀잇에서 어떤 포스팅을 하든 강아지를 이길 수 없다. 를 읽고 나 또한 묘한 경쟁심이 들었다. 내 글은 과연 고양이를 이길 수 있을지 궁금해서 오늘은 제목 그대로 정직하게 고양이 사진을 8장 올린다.
참고로 나는 사진을 몹시 못 찍으며, 고양이들이 예쁠 때보다는 바보 같은 모습을 보았을 때 신이 나서 사진을 찍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집이 많이 누추하니 부디 집 말고 고양이들 위주로만 봐 주셨으면 좋겠다.
이불을 찢어먹고 엄마(나)에게 혼나는 첫째. 왜 혼나는지 모르는 표정이다. 10분 동안 혼이 났으나 저 어리둥절한 표정은 끝까지 바뀌지 않았다.
TV위에 앉는 걸 좋아하는 둘째. 내가 오래된 브라운관 TV를 바꾸지 않는 이유는 오로지 둘째를 위해서다. 패널이 얇은 TV위엔 고양이가 앉을 수 없으니까. 절대로 가난해서가 아니다.
프로듀스101을 좋아라 보는 엄마를 한심해하는 둘째. 대충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박시연이 무척 예쁘게 나왔다. 프리스틴 흥해라!
엄마의 소중한 밥벌이 도구 넷북을 10kg짜리 육중한 몸으로 깔고 앉은 첫째. 아이고, 그러다 부서진다, 내려와라, 하고 엄마가 우는 소리를 해봤자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안에 들어가 있으라고 준 박스를 해체해서 깔개로 쓰는 첫째. 무척 마음에 든 눈치다. 덕분에 집의 누추함이 한층 업되었다.
잘 준비가 끝났으니 빨리 불을 꺼달라고 엄마한테 요청하는 첫째. 새침한 표정이 제대로다. 오른쪽 귀퉁이에 찍힌 건 둘째의 뒷다리다.
내가 지난 10년간 찍은 고양이 사진 중 제일 잘 찍은 사진. 둘이 저렇게 사이좋게 있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은 둘째가 첫째를 물어뜯으면서 못살게 굴고, 첫째는 그런 둘째를 피해다니며 서럽게 운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보는 광경. 햇빛 덕분에 고양이들이 거룩하게 나와서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나는 아마 평생 결혼을 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고양이들을 자식으로 삼고 살고 있다. 비록 내 말은 들은 척도 않고 자기들끼리 맨날 싸우며 세간살이를 다 부수는 말썽쟁이들이지만...
생각해보면 나도 부모님 속을 썩히는 자식이었으니 인과응보인 것 같다. 문득 너 같은 자식을 낳아봐야 내 마음을 알 거라던 어머니 말씀이 귓가를 스친다. 그래도 고양이들 덕분에 혼자 사는 게 외롭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짜잔! 이제 고양이 사진을 올렸으니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과연 내 글은 고양이를 이길 수 있을 것인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일주일을 기다려본다. 이왕이면 내 글이 이겼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이 글엔 보팅하지 않고 댓글만 달아주셔도 된다. 진심이다.
조금 전 내가 유일하게 사용하는 해외 거래소 바이낸스에 스팀이 상장되었다는 소식을 보았다. 오늘 새벽 작가님의 블로그에다가 스팀 가즈앗~!!! 하고 외쳤는데 진짜로 스팀이 오를 것 같아 신이 난다. 또 자는 고양이들을 깨워 춤을 출 시간이다. 만세! 스팀 가즈앗! 계속계속 쭉쭉 가즈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