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 Kong, Feb. 2017. Nexus 5x
처음 가본 홍콩의 거리는 사실 썩 마음에 들진 않았다. 매캐한 냄새들과 이리저리 분주한 사람들 속에서 생경한 번잡함이 느껴졌었다. 사실 나는 이른바 홍콩 영화 세대인데, 한창 홍콩 영화가 붐이 일어날 시절, 어린 마음에 영화 - 특히 홍콩 느와르 같은 장르의 - 줄거리의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했었다. 이런 영화에 으레 등장할법한 우정, 배신, 사랑 따윈 이해하지 못할 시절이었지만, 그건 사실 지금도 완벽히 이해한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해해나가는 과정 중에 있다고 봄이 더 맞겠다.
거리의 사람들에게는 흐름이 있고, 그 흐름들은 길과 같은 거리의 요소들을 따라 나타난다. 우리는 각자의 길에 대한 방향을 상상할 뿐이고, 그러한 상상은 단지 상상에 불과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실 사람들이 어떠한 방향으로 가든, 내 시야 안에 존재한다는 것이고, 또한 그만큼 도시의 밤은 (따뜻하지는 않을지라도) 외롭지 않다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