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렇다.
무엇이든 우리가 대번에 그 진가를 알아보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가 취향이 아닌 것으로 분류해 놓은 것들 중에도 사실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접촉 빈도의 문제인 것이 있고, 우리가 허세나 잘난 체로 취급하는 것들 중에도 사실은 자신의 부족한 소양 탓이거나 높은 접근 비용에 대한 질시 탓인 것이 있다.
내가 알던 한 소년은 어린 시절 저급 냉동 삼겹살만 먹다가 한 번 비싼 생고기를 먹었을 때는 “비싸기만하고 다른 게 없네”고 반응했었지만, 자신이 돈을 벌면서 좋은 고기만 먹다가 다시 저급 냉동 고기를 먹었을 때에는 퍽퍽해서 맛이 없음을 느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물론 반대로 단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자신의 실제 취향과 관계없이 취향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지만, 분명 우리는 자세히 볼 수록 오래 볼 수록 더욱 자연스럽게 대상을 분별하고 차이를 느낀다. 즉 우리는 익숙함 속에 있어야 진짜 취향을 이야기할 수 있으며, 함부로 낯선 대상을 뭉뚱그리거나 비하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