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에 출근하려고 부엌을 지나는데 아버지가 일하실때 쓰시는 장갑이 있더라구요
더러워서 때가 낀 것 빼고는 정말 별것 아닌 그냥 장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눈물이 났습니다. 슬픈 영화를 봐도, 절망에 빠져도 나오지 않던 눈물이 났습니다.
지난날 바퀴벌레가 나오던 세탁소옆 단칸방에서도 늘 봐왔던 장갑인데 그냥 하염없이 눈물이 났습니다.
왜 이렇게 눈물이 났을까요? 정말 별것 아닌 장갑인데 말이에요...
회사에 와서 생각해보니 때묻은 장갑이너무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점주들에게 늦었다고 욕을먹어가며 배달하는 아버지의 모습
20~30키로 되는 물류를 나르고 열심히 뛰어가는 모습
늦을까바 전전긍긍 빵으로 식사를 떼우는 모습
한푼이라도 아끼려 절대 겨울 잠바를 사지 않던 모습.
때묻은 장갑은 출근길에 저에게 그런 것들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지하철을타고 회사를 오면서 일을 그만두시게 하고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즘은 아버지가 일을 그만두었으면하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박봉에 너무 고생하시는 것 같아서요.
제가 더 노력하면 부모님 먹여살리는 것쯤은 할 수 있지 않을까요?
29살 건강한 청년인데??
그러나 제가 무리해서 돈을 번다해도, 가만히 계실 분들도 아니시기에 고민이 많아 집니다.
환갑이 넘은 나이, 젊은시절 실패에 대한 미안함, 집안을 위해 많은 것을 하지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에 계속해서 장갑을 끼시는 아버지~
여러분들의 아버지는 어떠신가요?
그리고 오늘 목표가 생겼습니다.
돈을 모아 어머니 아버지 유럽 여행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조만간 통장을 하나 따로 만들려구요~ 자세한 가격도 알아보고 ㅎㅎ
오늘은 글이 그냥 일기같이 되어버렸네요~~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이번 주말에는 아버지와 쇼핑을 가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