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식욕이 당긴다. 연하남과 헤어지고 나서 차인 생각에 잠도 잘 못자고 감정소비를 많이 해서인가...?
오늘 저녁 메뉴는 어제 끓여둔 똠얌꿍 스프에 면을 넣어서 똠얌누들을 해먹어야지~ 라고 결심하고 퇴근하면서 똠얌꿍과 함께 먹을 샐러드를 생각했다.
똠얌꿍이 신데...샐러드까지 시면 좀 그렇겠지? 똠얌꿍에 쌀국수를 넣을 생각에 왠지 쌀국수를 팔거 같은 백화점 슈퍼에 가보려고 애용하는 신주쿠 오다큐 백화점에 가봤는데 지하식품관이 리뉴얼해서 뭔가 샤방샤방해 졌다. 그리고 화이트데이가 온다고 벌써부터 디저트가게에서 난리가 났다. 연하남 자식에게 발렌타인 때 쵸콜렛 줬는데 화이트데이에 당연히 아무것도 안 주겠지...씁쓸한 생각을 하던 내 눈에 들어온 것이 새로 생긴 치즈전문점!!
난 치즈를 사랑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치즈를 먹으려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정말 아주 가끔...일년에 손꼽을 정도로 비싼 치즈를 사본다. 그래봤자 소량으로 만원도 안되는 양의 치즈를 사는데 오늘은 왠지 새하얀 하트 모양의 크림치즈가 눈에 들어왔다. (화이트데이 생각에?) 그 이름도 부르고뉴의 사랑 (amour de bourgogne )! 먹어봐도 되겠냐고 하니까 친절한 직원께서 꿀에 담긴 견과류를 조금 덜어서 크랙커 위에 같이 주셨다. 오호. 정말 신선하고 보통슈퍼에서 파는 크림치즈보다 맛있는데!! 가격은 2천2백엔 (2만2천원)...눈을 질끈 감고 하나 주세요!!! 화이트데이 치즈의 지름신이 찾아오셨다.
이렇게 새하얀 순백의 크림치즈는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반토막난 아보카도와 꿀 그리고 소량의 소금과 합체되어 너무나 맛있는 샐러드가 되었다!!! 쌀국수는 결국 백화점 지하슈퍼에 팔지 않아서 그냥 노란 생라면을 넣어서 똠얌꿍 라멘을 해먹었다. 새우는 정말 큰데 하나에 백엔짜리 아르헨티나산 새우이다. 잘 해먹으니까 기분이 좋네!!
금강산도 식후경,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 차였으면 잘 먹어야지!!
사진을 찍어서 친한 친구에게 보냈는데 친구가 답장을 했다.
"우리 XXX(연하남이름), 옆에 붙어있었으면 이런것도 얻어먹고 좋았을껄."
하아 친구가 되어가지고 왜 이러는걸까요? 정말 짜증나는 답장이었지만 내 마음을 꿰뚫었나보다. 너무 잘 먹으니까 연하남이 밥은 잘 챙겨먹고 있는지 걱정이 되긴 했다. 맨날 라면이나 인스턴트 음식으로 대충 떼우는데. 내 오지랍도 참. 먹은지 얼마 안됐는데 또 허기가 진다. 사과나 깎아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