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땐 몰랐습니다 - 노자규 -
책을 읽을 적에
너무 눈에 바싹대면 무슨 글씨인지
알수가 없듯
소중한 것들은 너무나 가까이 있기에
그때는 몰랐습니다
젖은 기저귀를 갈아주고
젖을 물리며 밤잠을 설칠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직장일이다 사업한다
바쁘다며 늘 가족을 등한시하며
따뜻한 말 한마디 못거래고 살땐
그렇게 당연했던 것들이 이렇게 소중했었다는걸 그땐 몰랐습니다
젏은날 청춘이라
마음만 먹으면 다 될줄 알았고
시간은 무한대로 있는줄 알았는데
그때가 다시 꿈꾸지 못할 소중한 날들이란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작은바람에도 상처가 있는 것 처럼
없는자의 고충과 힘 없는자의 어려움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모여앉아
김나는 작은찌개 하나놓고
도란도란 식탁에서 밥먹든 때가
행복이란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욕심이라는 멍에에 걸려들면 아무리 돈이 많고
명예가 있고
권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욕심의 명령에 복종할 수 밖에
없다는걸그때는 몰랐습니다
내곁에 머물던 시간이
소중해지고 휜서리 머리에
한껏 올릴때가 되어서야
사랑하는 부모님이 영원히 내곁에
머물수 없다는걸 그땐 몰랐습니다
이젠 내주위에
있어도 없어도 될 것 같은 것들
물고기가 물에 있을때의
자유와 행복을 모르듯
쉽게 잡았던 손
너무나 쉽게 안았던 마음
솔직하게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왜 표현하지 못했는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사라진 후에야 빛이 나는 행복"
자신이 행복한 존재임을 모르듯
손닿는 곳에
있을때는 모르고 있다가
정말 소중한것을
잃어버리고난뒤에야
늘 스치고 지나간 다음에야
왜 행복보다 불행을 선택했는지
왜 남에게 보이려 인생을 살았는지
후회하는 것이 인간의 모자람이 아닐런지요
후회라는 만성병
한번은 실수지만
두 번부터는 어리석음입니다
후회
새로운 출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