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빵엄마 - 노자규 -
선천적으로 한쪽 다리를 저는
장애를 안고 태어나면서부터
저의 불행은 시작되었습니다
5년의 동거 끝에
그 남자는 아이들을 남겨놓고
제길을 가버렸습니다
그때부터
풀빵장사를 하며 두 아이를
잘 키우려 했지만
하늘은 소박한 나의 작은 바람조차 거절해버렸습니다
임파선과 복막까지 전이되어 항암치료를 받으며
한겨울 칼바람을 맞으며
풀빵을 구워야 했습니다
유일한 생계수단이
풀빵장사였기 때문입니다
내 가슴에 대고 난 말했습니다
“아픔이 왔다”
“머물러 살겠지”
“살다가 언젠간 가겠지”라고
이 슬픔 때문에
아이들 삶이 흔들려도
꽃도 저마다 피는 계절이 다르듯
우리에게도 행운의 포장을
뜯는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만으로 살리라 다짐했습니다
모든 것이 슬픔 속에
다 지나가 버려도
눈먼 아픔으로도
내 삶을 어루만지리라
가시투성이 같은
삶을 만지며
일찍 철이 든 큰딸 은서는
동생 건사하며 설거지를 하면서도
자신이 힘든 것보다 늘 엄마의 건강을걱정하는 딸입니다
이제는
너무 아파 풀빵 일을다른 이에게 넘겨주고엄마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
옷 빨고 밥 챙겨주며 평범한 시간들이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방에서
은서와 홍현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누나!
“하느님한테 기도하면
엄마 병이나을 수 있을까”
가슴이 먹먹해지며 두 줄기 눈물이 고랑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아는데.. 아는데 ..
살수 없다는 걸 아는데
암이 없어지길 바라지도 않아요
지금처럼만 아이들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남들한테 평범한 게
왜 저희한테만힘든 건지
너무 이른 죽음은 슬프다
어린 남매를 남겨놓고 떠나야 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얼마 남지 않는
내 인생을 슬퍼하기보다
“아이들의 인생 첫 경험들‘
“가장 눈부신 날”
"아이들 소풍가는날"
“힘들 때 격려나 위로가 필요할 때”
같이 해줄 수없다는 게
나를 더욱더 힘들게 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아이들 얼굴 한 번 더 보고 싶어
마지막을 견디고 또 견딥니다
학교에서 돌아와 방문을 여는
은서와 홍현의 모습이
하얀 안개처럼어렴풋하게 보이는 게
엄마가 기억하는
아이들의 마지막 페이지였습니다
아이들은
엄마를 위해 밥상을 차립니다
은서는
"따뜻한 밥을 퍼고"
홍현이는
"엄마의 수저를 놓습니다"
엄마가 자신들의
곁을 떠난걸 알지못한체 말이죠
‥ ‥!
아무것도 모르는 홍현이는
엄마는 언제 와?
누나에게 묻습니다
“다시 평생 존재하지 않을 단 한 사람”
우리를 사랑해주던
세상에 존재했던 단 한 사람을 잃었다는 사실에 펑펑 울었습니다.
엄마 파는 가게 없나요?라고
소리치고 싶은걸
억지로 참고 참았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통장을 찍은 은서의 눈에
“미안하다”라는 이름으로
돈이 입금이 되어 있었습니다
은서는
“고마워 엄마 ”라는 이름으로 하늘나라로 송금을 합니다
은서와 홍현이는
엄마가 있는 바다에 가끔 옵니다
은서는 “엄마 안경”을
늘 품고 다닙니다
엄마 여긴 바다예요!
하늘나라에서 잘 보이죠!
수평선이에요!
엄마!
“곁에 없어도 우린 늘 함께 할 거야”
이 이야기는 2009년에
[mbc 휴먼다큐-사랑]
풀빵엄마로 방송된 (고)최정민씨의
방송된 사연입니다
그 드라마를 보고 느낀 아픔을 팩트에 입각하여 조그만 위로의 마음을 담아
재구성하여 글로 표현해 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