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언어(sign language, langue des signes)에 대해 새삼 깊은 인상을 받았다.
신호 언어는 신체 언어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 통용되는 수화 보다 좀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손짓만이 아니라 얼굴 표정, 움직임, 도구 등을 이용한 보다 폭넓은 소통 체계를 이른다.
청각 장애가 없는 대다수 사람들에겐 지극히 자연스러운 ‘호출’의 문제, 청각 장애인들에겐 좀더 무게가 있는 문제이리라 짐작된다.
청각 장애인들은 타인을 소리를 내어 부르거나 불릴 수가 없으니, 시각, 촉각을 활용한다고 한다.
어깨를 친다. 상대가 키가 커서 어깨를 치기 힘든 경우엔(ㅋㅋ) 허벅지를 친다. (이 때, 불순하게 어루만지진 말고 깔끔하게 툭툭 칠 것ㅋㅋ 보통은 상대도 이 신호를 자기를 부르는 의미로 받아들이니 괜찮다.)
양 손에 뭘 들고 있어 자유롭지 못한데 앞 사람이 비켜주길 바라거나 그를 부르고 싶을 때 :
팔꿈치로 쿡 건드리거나,
발로 상대의 발을 툭툭 건드린다. (물론 힘차게 까지는 말라고ㅋㅋ 싸움 남)손이 닿지 않는 거리에 있는 상대를 부르고 싶은데, 상대가 스마트폰을 하거나 책을 읽느라 고개를 들지 않을 때 :
빛을 이용한다. 예를 들어, 전등 스위치를 몇 번 껐다 켰다 하여 신호를 보낸다.아기를 키울 때 :
아기가 우는 소리를 듣고 즉각적으로 대응을 해 주는 것이 불가능하니, 아기 울음소리가 나면 진동을 울려 주는 베이비폰(babyphone)을 늘 허리춤에 차고 생활한다.최근에는 핸드폰 사용이 일반화되어 문자나 SNS도 청각 장애인들의 소통에 많이 이용된다고 한다.
당장 나만 하더라도 평소 누굴 부르는 건 일도 아닌데, 그게 청각 장애인들에겐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야 가능한 일이다.
인간 언어는 자의적이고, 사용자들의 사회적 약속이 필요하다. 프랑스에서는 신호언어의 공식적인 체계와 협회의 등장이 불과 80년도였다고 하니, 역사적으로 너무 최근이라 놀랐고 이렇게 뒤늦게야 안타까움을 느꼈다.
당연한 얘기지만, 소리가 인간의 삶에서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내가 지금 이 순간에도 얼마나 많이 소리의 혜택를 누리고 있는지 다시금 되돌아본다. “평범한 삶” 이라는 말은 얼마나 감사한 마음으로 사용해야 하는가.
모두가 각자 가진 부분들, 갖지 못한 부분들을 상호 보완하며 살면 ‘소외’가 소외된 사회가 될까 하는... 불온한ㅋㅋ 질문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