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매우 길다. 앞의 새벽반 아무말 대잔치라는 카테고리 분류와 사실 상 오늘 하고 싶은 말이 다 들어가 있는 제목. 아무말 대잔치라는 카테고리처럼 그냥 아무말이나 쏟아내고 현실로 돌아가야겠다.
새벽반 아무말 대잔치는 언제부턴가 새벽녘 머리가 복잡해질 때 썼던 카테고리이다. 새벽 3~4시경 스팀잇에 사람들이 거의 없는 시간에 몰래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을 배설하듯 맞춤법과 줄바꿈을 신경쓰지 않으며 생각나는 대로 쏟아내곤했다. kr-dawn이라는 근본없는 태그도 달았다. 주제는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고 썼기에 글을 다 써놓고 아무렇게나 제목을 붙였다.
그러다보면 나와 같은 새벽에 잠못이루는 사람들, 새벽부터 일찍 일어나 하루를 부지런히 시작하는 사람들, 외국에 거주 중이라 시차가 있는 분들까지 오셔서 새벽에 잠 못 드는 사람들의 동질감을 나누고, 두서없이 쏟아낸 말들에 공감해주시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는 뭔가 스팀잇에 글을 쓰는 일이 동네 반상회 같았던 것 같다(동네 반상회를 해본적은 없지만 ㅋ). 누가 한 명이 이야깃거리를 꺼내면 한 명 두명 모여서 떠오른 이야기들, 일상 이야기들,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꺼내놓는다. 그러다보면 생각보다 심도 있는 이야기가 오가기도 하고, 원래 주제와 상관 없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들을 쏟아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실 지금도 그리 다르지는 않다. 사람 수가 많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다른 SNS들에 비해 사람들끼리 꽤 깊은 수준의 자기개방과 관여가 일어난다. 서로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실제의 사회생활 처럼 깊은 감정 소모가 느껴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요즘 글을 읽고도 댓글은 잘 달지 못한다. 좋은 글을 읽어도 무슨 답글을 달아야할지 모르겠고, 단다고 해도 피상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내 포스팅에 달린 댓글들에도 일을 안하거나 사람을 만나지 않을 때는 성심성의껏 하나하나 달고 예전에 썼던 글에도 돌아가서 답글을 달곤 하지만, 점점 댓글의 수가 늘어나고 일거리가 늘어나며 거의 자포자기 상태로 포스팅을 한다.
사람의 욕심이란 것이 참 그렇다. 예전에 미래가 불투명하고 돈이 없었지만 시간이 많았던 시절엔 즐겁게 스팀잇을 했던 것 같은데, 어느 정도 돈도 생기고 꿈에 그리던 직장에 취직해 일을 하고 있는 요즘엔 시간이 없어 그렇게 스팀잇이 즐겁지 않다. 취직만 하면 어떻게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28년을 백수로 산 나의 어린 생각이었나보다.
요즘엔 사람 삶이란게 어쩌겠어, 하는 심정으로 모든걸 받아들이고 있다. 예전처럼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해주는 것 만큼 베풀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하고, 각박한 마음자세로 삶을 살아가겠지만 그것도 현재의 내 삶이기에. 살다보면 어떻게든 다시 좋은 날이 오고 예전과 같이 즐거운 일들이 일어날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