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두 쌍둥이들은 같이 잘 논다.
더불어 잘 싸운다.
싸우는 이유야 많겠지만 대부분은 장난감의 소유에 대한 문제로 기인한다.
<요즘 소유권을 두고 열심히 싸우는 장난감 - 이 오래된 장난감을 왜?....>
"내꺼야!"
요즘 부쩍 듣기 싫은 소리이다.
이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또 우리 쌍둥이들이 싸운다는 것이니까.
몸싸움으로 번지기 전에 싸움을 말리고 있노라면
아이들이 강짜를 부리기 시작한다.
들고 있던 장난감을 던진다던지
말리는 나를 때리던지(그러곤 지 손이 아프다고 '호~'해 달란다.)
그도 아니면 큰 소리로 비명(?)같은 것을 지른다.
이런 아이들의 강짜를 행동수정하려 노력할수록 그 수위가 높아지고
이내 난 이성을 놓을랑 말랑 상태가 된다.
"너네는 지금 아빠에게 미움을 받고 싶어하는 거야? 아빠가 하둥이들 미워하면 되겠네?"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 순간 아내가 말했다.
"아이들은 지금 아빠의 미움이 아니라 사랑이 매우 필요하다는 거야.
전에 자기가 말해 줬잖아.
'가장 사랑이 필요한 아이는
언제나 가장 사랑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사랑을 요청한다.'
고."
언젠가 책에서 읽은 글이었다.
읽고선 정말 맞는 말 같다며 아내에게 이런 글이 있노라며 말해준 글이다.
그리고 정작 난 잊은 글이다.
들썩이던 감정이 내려 앉고 다시 아이들을 보니 그렇게 악마처럼 보이던 아이들이
울음자국 선연한 안쓰러운 모습으로 보였다.
둘을 안아주며 "아빠가 미안해"를 연발하니 아이들도 감정이 내려오는 듯 보였다.
왜 사랑이 필요하다고, 안아주고 위로해주라고 하지 않고 그 반대로 행동하는 걸까?
내가 알기엔 우리 쌍둥이를 그렇게 하라고 가르쳐준 사람이 있진 않았을 건데...
소크라테스가 말한 영혼에 각인된 지식이란 말인가?
비단 우리집 쌍둥이만 그런게 아니다.
내가 일하고 있는 학교에서 그런 상황을 비일비재하게 만난다.
말썽 피우고 반항을 하는 아이들.
중2 때문에 북한이 못 내려온다 했던가.
섣부르게 훈계하거나 교칙을 들며 처벌로 바로 잡으려 하면 더 엇나가기 일쑤다.
그런데 단순히 상황만 보지 않고 그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그 아이의 삶 주변을 살펴보면 참 사랑을 받지 못 하고 살아왔구나, 사랑이 필요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섣부르게 사랑을 준다고 달려들어서는 값싼 동정심의 발현으로 밖에 안 받아들여진다.
아이들은 이런 것을 참 잘 알아챈다.
그리고 그것을 참 싫어라 한다.
시간을 두고 관계를 형성(또는 회복)해야 한다.
지난한 일인데 혼자가 아닌 학교 전체가 나서면 좀 낫다.
아이는 살아오며 자신에게 사랑을 주라고 요청해 왔을 것이다.
그런 요청에 응해 사랑으로 대해 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소리를 지르고 떼를 쓰고 말썽을 피우는 게 아닐까?
그래야 그나마 관심을 가져주니까. 하지만 돌아오는 건 사랑이 아니라 미움(본인의 관점에서는)이었을 것이고 이에 더더 절규하듯 반대로 행동해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러한 악순환이 고착되고 자기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상태까지 된 것이리라.
나의 아버지는 엄하셨다.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셨겠지만 늘 나의 잘못을 찾아 엄히 꾸짖으시고 겸손하지 않을까봐 칭찬은 거의 해주지 않으셨다.
아무리 기억을 되돌려 보아도 아버지가 나를 안아준 기억이 없다.
그런 아버지에 난 그런 아버지는 안 될거라 다짐했었다.
그런데 우리 쌍둥이를 대하며 나의 아버지 같은 모습이 불쑥불쑥 나오나 보다.
버릇 나빠질까봐 왠만큼 보채는 것은 못 들은 척, 못 본 척 할 때도 있다.
책을 통해 육아법을 배운다해도 결국 내가 받은 대로 쌍둥이들에게 하게 되는 거 같다.
대물림...이련가.
그런 연유로 우리 쌍둥이가 나에게 안아달라 위로해 달라는 표현을, 물건을 던지고 때리고 소리 지르는 것으로 하고 있지 않을까?
육아는 어렵고 힘들다.
근데 육아를 통해 나를 돌아보고 내가 되려 배우게 되는 경우도 많다.
곧 개학하면 신입생도 들어오고 그동안 못 본 학생들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늘 그렇듯 문제행동을 하는 아이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학생이 잘 못 되었다고 맞서지 말고 사랑이 필요하구나 하고 접근해야 겠다.
가장 사랑이 필요한 아이는
언제나 가장 사랑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사랑을 요청한다.
-러셀 바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