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겨우 이름자나 알고 지내던 사람이
새해인사부터 날씨 걱정에
어떻게 알았는지 나가 살고 있는
아들 안부까지 살뜰히 챙긴다
동문회를 필두로
사회단체를 비롯한 단체 행사에
초대를 하지 않아도 얼굴을 내밀고
웃으며 악수를 청하는 사람도
나름의 뜻이 있어서였다
허리가 꼬부라진 노인들에게까지
허리를 굽혀가며
앙상한 손을 덥석 잡고
명함을 돌리는 목적은
오직 한 가지였다
가느다란 낱낱의 살들의 역할은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서로 팽팽하게 잡아당기며
어느 한 곳으로 쏠리지 않도록
힘을 고루 나누는 일이었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살아나는
우산이 우산으로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망각했던
버려진 우산의 기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