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말하는 문화는 한 사회가 갖는 지식, 신념, 행위의 총체가 아니라 예술, 종교, 패션, 국악, 전통 의상 같은 신문의 문화면에 소개되는, 바로 그 지엽적인 문화였다. 또한 '민족주의'와 '주체성'을 같은 것으로 보는 전통적(전형적) 관념이었다.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이들도 '주체적인 우리 문화'라는 똑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그 의미는 달랐다.
'멜로딕 데쓰 메탈'이라는 헤비메탈의 하위 장르가 있다. 그 장르의 음악을 노르웨이, 폴란드, 한국이라는 특정 지역에서 활동하는 밴드들이 만들면 각 지역의 개성 때문에 음악이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같은 형식의 '문화(제도, 정치, 예술 등)'가 유입돼도 지역의 고유문화와 융합되면서 새롭게 변형된다. 새롭게 만들어진 그 문화의 형식은 외래의 것에서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원래의 것과는 다른 '우리만의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