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간도서가 들어와서
읽고 싶은 책을 빌려보려고
도서관 홈페이지를 자주 들어가는데,
이번 달 마술쇼를 한다는 공지가 떴다.
공지를 보자마자 개그콘서트의
‘비둘기 마술단’을 좋아하는
첫째녀석이 생각났다.
마술쇼는 인기가 많았는지
내가 신청 한 이후 두 시간 만에 마감되었다.
이럴 땐 도서관 홈페이지를
자주 들락날락 거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는 자신만 사랑받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따라서 말로만 사랑한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고
때로는 엄마와 있는 둘만의 공간에서
엄마는 너만 사랑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 그러면 아이는
‘나만 사랑 받는 사람’이라고 확신하게 된다.”
- 장성오의 ‘화내는 엄마, 눈치 보는 아이’ 중에서 -
둘째가 있는 엄마들은
내가 둘째녀석을 낳기 전부터
둘째가 태어나면 첫째가 많이 힘들어 할 거라면서
첫째녀석과 시간을 많이 보내라고 조언을 해줬다.
그래서 인터넷도 찾아봤는데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아이에게
동생의 등장은 어른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큰 공포와 불안감으로 다가온다’
라고 쓰여 있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원문 http://naver.me/5ksmrZi3>
둘째녀석을 낳기 전만해도
그래야지 생각했다.
하지만 둘째녀석을 낳고 몇 달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는 나날이었다.
그러다보니 첫째녀석과
둘만의 시간을 갖기는 커녕
첫째녀석의 맘조차도 어루만져주지 못했다.
둘째녀석을 낳고 1년이 되고 나서야
드디어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도서관에 제일 먼저 도착했다.
맨 앞자리에 앉으면 괜히 뭔가를 시킬까봐
두 번째 자리에 앉았다.
마술사가 “이거 하고 싶은 어린이 손~”
이렇게 말하니 첫째녀석은 옆에서
연신 손을 들고 큰 소리로
“저요~ 저요~”를 외쳐댄다.
적극적으로 손을 들고 마술사의 질문에도
대답을 잘하는 첫째녀석의 모습을 보니
'첫째녀석에게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
내가 보는 모습이 다가 아니구나' 싶었다.
‘너는 이런 아이야. 이렇게 자라야만 해’ 라고
규정짓고 내 생각대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아이는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땐 마술을 보며
분명 뭔가의 속임수가 있음을 알면서도
볼 때마다 신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사회생활을 하고
아이를 낳고
어느덧 중년이 되고나니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마술사를 보니 '참 애쓰며 사는구나' 싶어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1시간 동안의 마술쇼가 금세 끝나고
첫째녀석과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늘따라 첫째녀석의 손이
더 작게만 느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