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심이가 돌아왔다. 동네 지인의 애마 97년생 부심이가 한달간의 긴 병원 생활을 마치고 쌩쌩한 언니가 되어 명동 한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국 곳곳에서 구형 프라이드 장기를 수배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단다. 오래도록 그녀와 함께 했던 빛바랜 블랙 수트를 벗고, 황금색 새 가죽 옷으로 장착하고 나타난 그녀에게서 낯선 여인의 향기가 흐른다. 킁. 없는 살림에 부심이에게 새 몸 선물하느라 돈 좀 썼다며 부심이에 대한 부심을 드러내는 드라이버가 사람도 원기 충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부심이는 13인치에서 14인치로 1인치 더 길어진 다리로 잘도 달린다. 그리고 부심이가 멈춘 곳은 그녀만큼이나 오랜 역사와 전통이 느껴지는 동대문 시장 근처 느티나무 설렁탕집.
정직, 청결, 친절봉사. 김치 자체제조(!!!)...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놀랍게도 가게 안에서 손님을 맞아주는 펄펄 끓는 가마솥! 추운 겨울엔 가마솥 옆 자리가 명당이 되겠지만 지금은 40도를 웃도는 날씨라 근처에는 가게 직원들 외에는 얼씬도 않는다. 사진 한 장 남기려고 잠깐 근처에 갔다가 가마솥의 뜨거운 맛을 보았다.
느티나무 설렁탕 집인데 함께 갔던 부심이 오빠야가 갈비탕을 먹어야 한다고. 물에 빠진 고기들을 썩 좋아하진 않지만 뼈에 붙은 살들이 제법 실하다. 너무 많아서 아무리 먹어도 줄지않는다. 결국 고기를 남겼다.
느티나무 갈비탕의 진수는 맑고 뽀얀 국물인듯하다. 고깃국이지만 둥둥 떠다니는 기름을 거의 볼 수 없다. 이걸 먹고 나는 곧 아이언맨이 된다, 주문을 외며 보약 먹듯 사발을 양손에 쥐고 국물을 들이켰는데 먹자마자 위장에서 신호가 왔다. 온 몸의 땀샘이 열리는데까지 걸린 시간 오분 남짓. 이열치열 갈비탕.
뜨거운 보양식을 먹었으니 이제 차가운 팥빙수를 먹기 위해 부심이가 다시 달린다. 신호등에 잠시 멈췄는데, 부심이 옆으로 반짝반짝 은색 벤츠 컨버터블이 유혹의 추파를 던지며 스르륵 다가온다. 와... 뜨거운 아스팔트를 뚜껑 열고 달리는 백발의 벤츠 할아버지 대단하다. 대체 뭘 드셨길래...이 불덩이 속에서 대단해! 그랬더니 옆에 앉은 일행이 귓속말로 진실을 알려줬다. 저건 뚜껑 열려있어도 에어컨 엄청 나와서 시원한 차야.
열고 닫고 뜨겁고 차갑고... 도대체 더위가 뭐고 시원한 게 뭔지 모를 여름이다. 그래도 이 복잡한 세상에 오늘 보신은 제대로 했다. (자)부심아 너도 건강해라.
맛집정보
느티나무 설렁탕
[Tasteem] 부심이와 함께한 느티나무 갈비탕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에 참가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