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도 뜨겁던 베트남 날씨는 휴식을 취하러 나트랑에 도착하는 날부터 귀신같이 비가 왔습니다. 태풍, 눈보라, 지진, 해일, 화산폭발, 산사태까지 자연재해와 함께하는 저를 바라보며 친구가 "역시.."라고 한숨을 푹 쉽니다.
반박할 수가 없습니다.
베트남에서 가장 환율이 높았던 곳이 나트랑 공항이었습니다. 하노이에서 사설환전소 보다 머물고 있던 힐튼 호텔이 환율이 좋았었는데, 독특하게도 베트남은 다른 나라에서 비싼 곳인 공항과 호텔이 오히려 환전율이 좋았습니다..
환전하느라 가장 늦게 나왔는데, 때마침 마지막 버스가 출발하려 하고 있어서 잽싸게 올라탔습니다. 버스비는 5만 동 (약 2500원). 택시로 갈 경우 30만~35만 동 정도였습니다. (2017년 10월 기준).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약 50분 정도 소요됩니다.되 매번 하루 전날 어디로 갈지 결정을 하다 보니, 예약하고자 했던 인터콘티넨탈 호텔이 풀 부킹이더군요. 혹시나 해서 워크인 해봤는데 역시 풀부킹.. 아니 한 방도 안 나오다니.. 칫..
발길을 돌려 시타딘 호텔로 향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가격대비 괜찮았습니다. 물론 인터콘티넨탈에 자봤어야 한다는 마음은 아직도 여전합니다. 아쉽..
저녁이 되니 비가 그칩니다. 감춰뒀던 매력을 보여줍니다. 뛰어놀 생각에 설레면서 잠시 나가봅니다.
저녁을 먹으러 해산물 식당으로 왔습니다. 이런 곳에 오면 역시 잘 먹고 봐야죠. 첫 번째로 주문한 음식은 '게' 입니다. 20만 동( 1만 원)짜리인데 옆에서 먹기 좋게 다 손질해줍니다. 이런 호사가 없습니다. 며칠간 나트랑에 비가 계속 내려 손님이 없다고 투덜대면서 오늘도 저희가 첫 손님이라고 하더군요.
문제의 쌀국수. 기대치 0에서 먹은 이 소고기 쌀국수가 베트남 여행을 다니는 동안 먹어본 쌀국수 중 2번째로 맛있었습니다. 항상 닭 육수로 만든 쌀국수를 먹는데 자기 집은 소고기 육수가 맛있다고 먹어보라고 권했습니다. 원래 주인 말을 안 듣는 청개구리로 유명한 저지만 이날 따라 순순히 "응"하고 대답했던 것이 대박을 만들어 냈습니다. 쌀국수를 좋아하지 않아 여행 내도록 고기만 먹던 친구도 이날만큼은 쌀국수를 주문하여 먹었을 정도입니다. 나트랑에 있는 나흘 동안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식당이었습니다.
90만 동 (4만 5천 원) 짜리 랍스타 입니다. 물론 더 깎을 수 있지만 종일 손님 없다고 장사 안된다고 투덜거리는 주인장 아주머니 등쌀에 밀려 돈 협상 하지 않는 대신 조갯국을 서비스로 받았습니다.
살이 잘 오른 랍스타는 역시 배신을 하지 않습니다.
옆에서 손질 다 해주고, 먹는 법도 알려주고 가시면 될 텐데, 계속 옆에서 떠나시질 않으십니다. 러시아 손님이 줄었다는 둥, 왜 한국 사람들은 나트랑에 잘 안 오냐면서.. 한국 사람들은 다낭에 많이 간다고 하니 여기가 더 좋은데 왜 거기로 가냐면서..
저보고 어쩌라고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손님 없는 주인은 건드는 게 아니라는 상도덕에 따라 끄덕이고만 있었습니다.
비가 왔음에도 맑은 바닷물과 길게 이어진 해별과 나무들은 휴양지에 왔음을 알려줌과 동시에 선베드에서 마실 맥주 한 잔의 설렘이 찾아왔습니다.
내가 있을 곳은 저기야!! 저기야!!
아침 일찍 일어났음에도 해변가에는 벌써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늦기전에 얼른 가야겠다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너무 이쁘지 않습니까?
샤워하고, 과일로 조식을 챙겨 먹고 나갔습니다. 그래 내가 바라던 게 바로 이거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여행이라는 것을 실천하기 위해 이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트랑 아직 주목받는 휴양지는 아니어서 중국인의 숫자도 여타 휴양지에 비해 많은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이럴 때가 기회입니다 +_+
여행은 사람이 없는 곳에 가야 사람 대접을...
이래도 다낭만 가시겠습니까!!
충분히 매력적이고, 잘 쉬고 올 수 있는 나트랑도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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