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가 장모님과 아가를 데리고 호캉스를 떠났습니다!!
백만년만의 자유시간이죠. 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온전한 자유시간인 것입니다. 무슨 뻘짓을 하든 아무도 신경을 안 쓰죠! 싱글이신 분들은 공감이 잘 안 되실 것이고.. 스팀잇 유부남들 소리 질러~!
예. 너무 오랜만의 혼자인 밤이라 제가 미쳤나 봅니다.
어제 저녁부터 오늘 저녁에 뭘할지 설레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궁리를 했습니다. 싱글일 때 헬스장 가는 것 빼면 세 가지 취미가 있었죠. 하나는 등산, 하나는 라이딩, 다른 하나는 밴드였습니다. 앞에 두 가지는 낮에만 하지 않죠. 저녁에도 합니다. 퇴근 후에도 청계산이나 광교산에 혼자 헤드랜턴 쓰고 가던 게 엊그제 같네요.
라이딩보다 등산을 더 좋아하는지라 야간 산행을 갈까하다가 라이딩으로 선회했습니다. 등산은 내일 장인어른과 하거든요. 그렇다면 혼자인 시간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야간 라이딩을 해야겠죠! 책읽기, 맥주 마시며 미드보기, 영화관 가기(애기 맡길 데가 없으니 1년 넘게 못 감), 못 보던 베프 만나기 등 여러 옵션이 있었으나 라이딩에 밀렸습니다.
제 엉덩이는 소중하니 간만에 패드쫄쫄이를 입고, 이맘 때 야라는 추우니 솜털 박힌 두툼한 상의를 입습니다.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은 클릿슈즈도 신을까 하다가 너무 오랜만에 타는 거라 위험할 것 같아서 운동화를 신습니다. 후미등과 전조등도 꺼냅니다. 하도 안 썼더니 어디 박혀있는지 당췌 찾을 수가 없어서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준비를 완료하고 잽싸게 지하철로 이동합니다. 평일에도 자장구를 지하철 제일 앞칸 or 뒷칸에 싣는 것이 가능합니다(단 9호선이나 공항철도 등은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구일에서 안양천 합수부까지 가서 거기서 우회전하여 반포 미니스탑까지 갈 생각입니다. 반미라고 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자덕들의 성지죠. 자덕들 모여서 라면 끓여먹고 수다도 터는 그런 곳입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바와 같이 구일역에 도착하여 안양천으로 내려옵니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는데도 몸이 가볍습니다. 가장의 짐과 호랑이 같은 와이프의 잔소리를 잠시나마 털어버렸기 때문 아닐지요. ㅎ
목동의 모습입니다. 갈대와 불빛의 어우러짐이 멋있어서 찍었는데 초점이..ㅜ
같은 하늘 아래 다른 세상이 보입니다.
안양천 합수부 도착했습니다. 안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야간에 이쪽에 온 것은 처음인데 야경이 멋있어서 벤치에 앉아서 한참 봤습니다.
합수부에서 여의도 방면으로 가다 보면 성산대교가 나옵니다. 이쁘죠? 서울 촌놈이라 다른 나라는 얼마 못 가봤지만 아마 한강 야경은 월드클라스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멋있어서 한 장 더 박아봅니다.
자전거로 안양천 합수부에서 여의도는 금방입니다. 뻥 좀 보태서 눈 한 번 깜빡 하면 닿습니다. 저 멀리 월급루팡들의 성지가 보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국회의원은 정말 극소수 아닐지..
마포대교 부근까지 갔을 때 너무 추워서 더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장구 탈 때는 늘 갔던 거리만큼 되돌아 와야 한다는 것을 계산하게 됩니다. 불혹이 얼마 안 남았으니 몸을 사리는 게 좋습니다. 남자가 칼을 뽑았는데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외치는 악마의 소리에 1초쯤 고민하다가 핸들을 돌립니다.
날이 시원해서 여름에 자전거 탈 때보다 확실히 체력소모가 적고 강바람 맞으며 쾌적하게 라이딩했지만, 추위 때문에 허기가 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애용하는 편의점에 들러 새우탕 한 사발 들이킵니다. 추운데도 사람이 많습니다. 사실 한강에서 라면 먹으려고 자전거 끌고 나왔습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성산대교 반대편에서 본 모습입니다. 비싸 보이는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사진 찍는 분이 한강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제2성산대교라고도 불리우는 월드컵대교의 모습입니다. 밤에 보니 무슨 거대한 설치미술 같네요.
안양천합수부에서 다시 구일역 쪽으로 내려옵니다.
물에 비친 모습도 한 번 찍어보고
언제 또 야라를 하나 싶어 아쉬운 마음에 합수부 쪽을 바라보며 한 방 더 찍어봅니다.
오다가 전조등이 꺼져서 조심조심 운전하여 고척돔까지 내려옵니다. 야간 라이딩 시 전조증과 후미등 없이 달리는 용자가 많은데, 정말 위험합니다. 다른 사람의 안전도 생각해 주세요~ (오늘은 제가 용자..;)
고척돔입니다. 근처 살면서도 야구 한 번 못 봤네요. 작년에 메탈리카 내한왔을 때 갔던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오늘은 샘 스미스가 공연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뭔가 공연 소리가 들리는데 누군지 몰라서 검색해서 알았습니다.
꽃이 예쁘게 피어 있어서 근접 촬영을 시도해 봤는데 역시나 초점이.. 사진도 공부가 필요한데 그냥 발로 막 찍고 다닙니다.
오늘 저와 함께 한 아이입니다. 2014년 9월생이구요. 삼천리 계열 브랜드 자장구인데 자장구 암것도 모를 때 인터넷으로 60인가 주고 샀죠.(로드는 인터넷으로 사는 게 아닙니다..)
저와 서울에서 부산까지도 달렸고, 동해안도 한 200km 정도 달렸습니다. 제주도도 한 바퀴 돌았죠. 잔고장도 별로 없이 이곳저곳 저와 함께 여행하던 아이인데 지금은 성당 갈 때만 탑니다. 미안하다 친구.. ㅜ
오늘 라이딩 루트입니다. 중간에 폰이 꺼졌는데 대략 28-9km 정도 달렸네요. 이상 와이프 없어서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유부남이었습니다. 전 그래도 솔로 때보다 결혼 이후가 더 행복하답니다. 마누라 보고 싶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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