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서 듣는 날 전혀 모르는 듯한 말은 나에게 미치는 파장이 너무도 크다.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며 이러쿵 저러쿵 참견하고 가르치려 드는 모습은 참 견디기 괴롭다.
난 왜 그런 관계를 지속하고 있었던 것인가.
가족이라면 어쩔 수 없다고 치지만..
가족도 아닌데 난 왜 그런 모습을 참고 지내고 있었던 것일까?
님의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1에서 보았던 글이 떠오른다.
업무상의 대인관계를
교우관계로 보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그 업무상의 관계 문제로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다친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중략) 교우관계처럼 여기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내가 지금 스트레스를 받는 관계는 사실 업무상의 관계라고 하기엔 좀 애매하다.
하지만 가족은 아니지 않은가. 친구도 아니고...
정말 냉정하게 보면 아이 보육 때문에 이루어진 관계니 아이와 관련된 업무상의 관계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관계를 난 교우관계로 보고 혼자 스트레스를 받았던건 아닌건지...
이호 세살~네살, 삼호 &사호 돌 지나자 마자 보내 아직까지 다니는 어린이집이 있다.
처음에 대구 내려와서 중 겨우 찾은 어린이집.
처음엔 썩 맘에 들진 않았지만 아이들 돌봄에 열정적인 원장님의 모습과, 이쁘고 젊은 선생님들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을 키워보신 분들이라 아이 돌봄의 유경험자이신 아줌마 선생님(특히, 처음 이호를 담당하시고 나중엔 사호까지 담당하신 선생님)이 너무 좋아 아이 셋을 보냈던 곳이다.
그리고 원장 선생님은 친정어머니와 같은 교회를 다니시는 분이라 이렇게 저렇게 우리집 상황을 더 잘 알게 되셨다.
횟수로 4년을 그 원장 선생님과 봐 왔다. 신랑의 군입대 문제부터 훈련소 입소도 아시고 지금 상황도 아시는 분이다. 그 정도면 서로에 대해 알만도 하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나보다. 나도 원장님도 서롤 모르는... 어쩌면 본인이 알고 싶은 것만 알려고 했는지도...
사실 이전부터 원장 선생님의 좀 과한 오지랖이 부담스럽긴했다. 그래서 한번은 벗어나보고자 시도를 했으나 신랑이 반대하는 바람에 못 벗어났던 적이 있다. 신랑은 그래도 나름 원장 선생님에 대해 좋게 보고 있었던듯하다. 그리고 이번에 다른 큰어린이집과 합쳐지는 때에 또 한번의 기회가 있었으나 그래도 우릴 오래 알았던 사람이 좀더 우리 상황을 잘 이해해 주겠지... 과한 오지랖이 부담스럽긴했지만... 행동보다 말이 좀 앞서시는 듯하기도 했지만... 쉬는 날에 아이를 맡기거나,, 일찍보내고 늦게 데리고 가는 것에 대해 눈치를 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게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고 사랑하고 좋아하시는 것 같아 그정도는 좀 감내하고 가보자란 생각에 4년을 보냈었는데...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 온 듯 하다.
어제 일이었다.
데이 근무를 마치고 너무나 피곤했다. 시장에가서 장을 좀 보고, 다른 어린이집에 다니는 오호를 픽업해서 집에서 잠깐 쉬었다가 삼호 사호를 데릴러 어린이집으로 갔다.
애정했던, 이호와 사호를 담당해주셨던 선생님이 건강상의 이유로 퇴직을 하시고 그 원장선생님이 사호의 반을 담당하고 계신듯 했다.
내가 가자마자 사호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냥 아이의 상태를 말하는 것 같은데... 자꾸 나를 탓하는 말로 들린다. 피곤함에 내 맘이 여유가 없어서 그런지 더 그렇게 들렸다.
아이 똥이 넘 된것 같다. 블라블라블라... 과일을 좀 먹여라... 블라블라블라..
똥이 항상 질퍽할 필욘 없지 않은가...
물을 좀 덜 먹었나보다.
그래 과일을 좀 못먹은진 오래 된 것 같긴하다..
이런저런 이야길 듣다가...
내일부터 있을 이브닝 근무가 생각이 나서 몇시까지 아이를 맡길수 있는지 물었다.
6시까지라고 말하시길래...
신랑이 퇴근하고 집에오면 적어도 6시 반은 되어야하고... 난 10시까지 일을 하니...
친정엄마에게 부탁해야겠다 싶어...
아... 제가 오후 근무라 2시부터 10시까지 일하거든요....
라고 이야길하고 6시까지면 엄마에게 부탁해야겠다 라고 말하는 찰나...
원장선생님이 하는말이...
어머님~ 애가 중요하지... 애가 우선이지... 너무 욕심내지 마라...
어?? 내가 잘 못들은건가? 욕심내지 말라고? 내가 무슨 욕심을 내었길래..
신랑이 군복무중이라 일을 못하는건 알고 계실 텐데....
그래서 내가 일하러 나가는 건데...
분명히 알고계실 텐데..
그래서 웃으면서 말했다. (병인가 보다... 웃으면서 말하는 병..)
아.. 일해야 먹고 살지요. 내가 안버면 우째 먹고 사노...
라고 말했다. 혹시나 내 상황을 잊어버리셨을까봐...
큰 어린이집이랑 합치고 나서 한달간 손을 놓으신 사이에 잊어버렸나 싶어서...
그러나 돌아오는 말은...
좀 적게 먹고... 애들은 어머님 아버님이 가르치셔도 되잖아요.. 좀 아껴 쓰고... 애들이 우선이지... 어머님 베테랑이시잖아.. 오후 근무 안해도 되잖아...
아니.. 선생님?? 난 엑스트라로 돈을 벌로 가는게 아니라구요.
내가 안하면 다들 손가락만 빨고 있으란 겁니까? 욕심을 버리라니.. 아껴쓸 돈도 벌어야 아껴쓸수있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냐고... 라고 말을 했어야 했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아... 예.... 그러곤 얼굴도 안쳐다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몸은 너무 피곤했고...
근무할때 너무 돌아다녔는지 발바닥이 너무 아파왔다.
아이 다섯은 서로의 필요를 나에게 말하고 있었으나..
나의 머린 원장님이 했던 말로 가득찼다.
욕심을 버리라니...
그게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린가...
내가 무슨 욕심을 냈다고...
생존이 달려있어 일을 하고 있는데...
난 대체 무슨 욕심을 낸거란 말인가...
이브닝 근무는 과외가 아닌데... 그걸 해도 200남짓이라고..
욕심냈으면 나이트근무도 했겠지...
애들 생각해서 겨우 그렇게 하고 있는건데...
똥이 되다고 과일 먹이라면서...
과일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건가??
아껴 쓰라고?
어린이집 경비도 꼬박꼬박 다 받아가신분이 누구시더라...
아...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 온 것이리라...
말 한마디에 천냥빚도 갚는다는데...
말 한마디에 아이 둘이 떨어져 나가는 격이다. 정부 지원금을보니 한명당 적은 돈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뭐 그런것까지고 그러냐... 애 잘 봐주면 됐지....라고 말할지도...
어떻게 보면 내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일을 다시 시작한게 버거워서...
물론 신랑이 육아와 살림을 90% 이상을 하고 있어서 가능하다.
하지만 오래간만에 나간터라 더 피곤하다.
그래서 더 예민하게 .. 더 섭섭하게 반응한것도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해보지만...
오호의 어린이집 원장선생님의 말이 이별에 대한 나의 맘을 더 확고하게 만들었다.
부모님들 일하라고 어린이집이 있는건데... 늦게 데릴러오시는거 때문에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말이라도 고마운 말 아닌가?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사람의 만남과 이별은 다 때가 있듯이... 이번엔 이별의 때가 온 것 같다.
상한 맘은 이 그림으로 날려버리는 걸로...
내사랑 유코짱 님이 그리고 역시 애정하는 쏘맥요정
님의 터치가 들어간 그림.
쓰고 나니 스승의 날...
선생님에 대한 좋은 기억이 그다지 없는 나로썬...(학교 다닐때 아주 조용한 학생이었다.)
뭐 선생님이라고 다 좋을 순 없으니깐이라고 위안을 삼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