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여기에서 무쇠 욕조를 부수고 있다고 글 올린 게 벌써 2달이 지났네요. 사실 그동안 좀 미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생각만큼 쉽게 욕조를 부술 수가 없었어요. 일이 진척이 안되니 의욕도 안나고 해서 한동안 방치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도구를 바꿨어요. 팔뚝 길이만한 해머로는 도저히 안되어서 다리 길이만한 해머, 한국에서 보통 '오함마'라 부르는 걸 결국 샀습니다. 사고 나서 1시간만에 두동강 내버렸다는...! 역시 모든 일에는 도구가 좋아야 합니다.
그래서 그 부숴버린 무쇠 덩어리들을 어찌할까 알아보다가 고철을 사들이는 고철상이 근처에 있다는 정보를 얻었습니다. 카운티에서 운영하는 재활용 센터에 갖다줘도 되겠지만, 돈을 준다고 하니 구미가 댕기더군요. 그래서 갔습니다.
고철상 풍경은 미국이라고 별로 특이할 것은 없겠죠? ㅎㅎ 사실 한국에서는 가본 적이 없어서 모릅니다.
여기서 일의 처리는 이런 식으로 이뤄집니다. 먼저 차의 무게를 재는 곳을 통과합니다. 무게를 재면서 어떤 금속을 가져왔냐, 모두 몇 종류냐 등을 묻습니다. 저는 무쇠 (Cast Iron) 한 종류이기 때문에 간단합니다. 무게를 잰 후 지정된 장소에 가서 싣고온 무쇠 덩어리들을 내려놓습니다. 내려 놓으며 거기 직원에게 사인 받은 후에, 다시 아까 그 무게 재는 곳으로 가서 무게를 또 잽니다. 그 차이만큼의 고철을 가져온 걸로 계산하는 거죠. 이후 무게가 적힌 영수증을 들고 사무실로 가서 환전하면 끝입니다.
미국 공식 단위인 파운드로 5000-4680=320. 즉 145kg 정도 였네요. 그렇게 속을 썩이던 욕조의 무게가요. 그리고 아침부터 땀 흘리며 차에 싣고 조심조심 30분 운전해서 갖다주고 $10 받았습니다. ㅋㅋ 진짜 딱 엿 몇 조각 사먹을만한 돈만 주네요. 10불을 손에 쥐고 나니 그동안 욕조때문에 씨름하던 순간들이 머리 속에서 지나가며 왜이리 허탈하던지...
이제 큰 장애물이 사라졌으니 한 숨 돌려봅니다. 다음 장애물 공략을 준비해야겠어요. 다음 장애물은 오래된 구리 파이프의 교체 및 새 샤워 꼭지 손잡이 설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