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요법의 새로운 장점을 발견했다
Sagoda Q. 여러분들은 식단을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
종강 후 본가로 내려갈 때면 곧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기쁨에 젖었다. 조미료 가득한 제육볶음과 영양 불균형적인 라면을 정화하듯 흑돼지와 한치회를 맛봤고, 최소 3kg 정도는 두둑이 찌우고 다시 올라와 서울을 살아냈다. 누군가 집을 물으면 관악구보다 제주라고 말할 정도로 서울은 내게 스쳐 지나가는 장소 같았다. 일정을 위해 게하에 머무는 여행객처럼.
나는 5년간, 하루 어치의 월세를 해내듯 효율적으로 생활했다. 서울시민이기는 했으나 매번 그 앞에는 임시라는 단어가 붙어져 있는 듯했다. 임시로 거처합니다. 그만큼의 효율은 뽑을 계획입니다. 서울과 제주 모두 집이 아닌 듯했으나 그래도 굳이 말하면 제주였다. 그간 못 먹었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무기력한 일이 생길 때면 그날은 단백질이고 칼로리고 아무것도 살피고 싶지 않다. 그러면 노트를 펴 다이어트의 좋은 점을 떠올린다. 단순히 핏이 예뻐진다는 게 아니라 더욱 장기적으로 몸을 관리할 수 있는 장점에 대하여. 이번에 새로 터득하게 된 식이요법의 장점은 서울을 타지로 여기지 않는다는 마음이다. 나는 제주에서도 이와 비슷한 음식을 먹을 테니까. 아마 집에 내려간다면 캐리어에는 그래놀라와 프로틴 케이크가 자리 잡겠다는 생각으로.
평소 먹기 어려웠던 음식을 마음껏 먹느라 안식처처럼 보였던 제주가, 이제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게 큰 변화점이다. 그러니 서울에서의 식단과 생활이 마음에 든다. 단순히 음식 하나만 조절했을 뿐인데 집에 정착한다는 기분이 드니 신기하고 새롭다. 집밥이 그립지 않다는 것. 닭가슴살 샐러드와 치아바타 샌드위치가 일상이 되었으니까.
"다이어트는 돈 많은 사람만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간편식은 원플원도 하고 세일도 자주 하는데, 샐러드나 아보카도는 그렇지 않잖아요. 당장 필라테스 비용만 봐도 그렇고."
이런 댓글을 봤다. 인정이다. 올해 여름 필라테스와 요가, 헬스를 모두 가서 상담을 받아 봤건만 돌아온 건 몇십만 원에서 백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비용이었다. 다이어트용 음식도 훨씬 비쌌다. 그득그득 채워 넣고 먹을 수 있는 간편식과 다르게 유통기한도 짧으니 다이어트란 부르주아들의 취미인 것만 같았다. 하지만 유튜브 프리미엄을 끊고 홈트레이닝을 해보자 결심하고 하노이 볶음밥을 먹을 가격으로 샌드위치를 사 먹자 다이어트 전보다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누군가에겐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었겠지만 이를 몸으로 깨달은 건 처음이었기에 충격적이었다. 장기적으로만 보더라도. 원플원에 현혹되느라 당장의 건강을 놓치면 이후 돈이 더 많이 들 테니.
제주에서 놀러 온 친구가 떠나는 날, 내게 "타지 생활 파이팅!"이라는 말을 했다. 내가 지금 타지 생활을 하고 있었나, 라는 느낌이 들자 드디어 정착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장소에 따라 변하지 않는 일상을 갖춘 것만으로도 정착하는 기분이 들 수 있구나. 작년에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서울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취업준비 중인데도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버티거나 애쓰고, 잠시 거처하는 임시 생활이 아닌 살고 있다.
나는 여기 서울에 살고 있다.
sagoda Q.
다이어트는 평생의 숙제라고도 하죠.
하지만 다이어트를 하고 말고는 철저히 자의에 달려 있어
쉽게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그랬었듯)
다이어트, 혹은 식단 조절. 여러분들은 어떻게 마주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