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입니다.
아침에 양치를 하다 문득 내 삶이 어느만큼 노예스러웠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자신의 신분과 재산을 지킬 수 있고, 주권 행사와 의사 결정의 자유가 주어진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어불성설인 얘기같지만 현대 사회 역시 노예나 다를바 없이 영혼을 저당잡히며 살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름이 있고 가족이 있으며 심지어 재산까지 많은 노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분명 그들은 노예로 분류 되었지요. 자신의 의지나 판단을 포기했거나 배제 당하며 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주인 입장에서 부려먹고 있던 노예를 계속 노예로 가둬두기 위해서는 무엇을 하지 못하게 막으며 통제했을까 생각해 봅니다. 자유인으로서의 자각을 막아야 할테니까요.
저라면 나의 노예가 다양한 경로로 정보를 얻고 생각하며 많이 알아가는 것을 막고자 했을 것 같습니다. 그에게 자각을 일어나면 곧이어 자유에 대한 의지와 얻고 누리는 방법을 찾아나설 것이기 때문입니다.
- 그러니 지식은 곧 자유와 연결되나 봅니다.
그에게 수학을 배우지 못하게 할 것 같습니다. 상황을 인지하고, 문제를 파악하며, 조건을 확인하고, 가능성을 탐구해 결론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
어린 사자가 놀이를 통해 사냥의 기술을 습득해 나가는 것처럼 이 멋진 기술을 짧은 시간내에 놀이처럼 익혀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수학이기 때문입니다.
그에게 글을 배우지 못하게 할 것 같습니다. 기록을 접하고 그 안에 담긴 정보와 사상을 이해하면 타인과 공감해 나가며 자신만의 세상을 꿈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에게 멋진 화술을 갖추지 못하게 할 것 같습니다. 타인을 설득하고 사람을 모아 힘을 갖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의 명령에 따르지 않고 남을 활용하고 동참하게 하는 네트워크란 무기를 갖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세상의 자원이 유한하고, 그 유한한 자원이 불공평하게 배분되어, 좀 더 가지고 권세를 갖춘 주인도 쥐고 있는 자원의 차이일 뿐 똑같은 사람이란 생각에 이르지 못하도록 말입니다.
그러니 쉴 자리로 들어가자마자 피곤한 몸으로 잠에 골아 떯어질 수 있도록 육체를 많이 부려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랜 기간 공부하고 생각해 왔던 바대로 상황을 판단하고 당당하게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는 삶을 살고 계신지요.
시시각각 접하게 되는 정보와 의견을 내 마음안으로 한데 모으고 생각을 거듭하며 진득히 숙성해나갈 여유가 있으신지요.
내 마음의 울림을 얘기하고 설득하고 힘으로 모아갈 수 있는 여건이 되시는지요. 되려 위세에 눌리고 권세에 눌리며 직급에 치이고 있지는 않은가요.
언제든 쉴 자리로 들어가 충분히 쉬고 다시 에너지 삼아 다음 날의 주인공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지요.
그리 생각해 보면 지금 내 삶의 주인이 오롯이 내 자신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