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누가 내게 물은 적이 있다. 글 쓰는 사람이 되고서 가장 좋은 게 뭐냐고. 나는 이 얘기를 들려주었다. 타인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못하게 된 점이라고. 저마다 고유한 사정과 한계, 불가피함을 안고 살아간다는 걸 알았다고. 그리고 그때 답하지 못한 게 더 있다. 글을 쓰면서 행복이나 희망이라는 붕 뜬 단어를 내 사전에서 지워버릴 수 있었던 점이다.
은유, 《다가오는 말들》
한번 내뱉은 말과 달리 글은 쓰고 난 후에 여러 번 고칠 수가 있다. 그러기에 타인을 함부로 대하는 것에 대해서 조금 더 경계심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더 깊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그렇지 못한, 생각이 나는대로 바로 말하듯이 글을 쓰는 사람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