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을 피해 고향에 내려왔건만, 같은 질문을 연속해서 받고 있자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휴학한 이후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듣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질문을 받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나 역시 무심코 이런 질문을 했었기에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질문의 의도는 걱정 혹은 단순한 궁금증이 가장 클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중에는 자신의 계획을 자랑하기 위해 먼저 묻는 이도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들은 비단 휴학생뿐만 아니라, 취업준비생 혹은 결혼을 앞둔 이들, 자녀를 기다리고 있는 신혼부부를 향할 수도 있다. 왜 우리는 나이별로 바뀌는 사회적 잣대를 들이밀며 서로를 괴롭혀야 할까. 취업 계획이 없는 지인을 왜 스스로가 걱정하고 있는지, 비혼을 결심한 청년에게 왜 결혼을 강요하는지, 아이 생각이 없는 부부에게 아이의 장점을 일일이 설명해주고 있는 건지. 나는 굳이 이해하고 싶지 않다.
취업 계획이 있거나 결혼, 자녀 계획이 있는 사람들이 이 질문을 받으면 더욱 곤란해진다. 할 말은 하나뿐이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이 말을 듣기 위해서 사람들은 그렇게 질문을 하는 걸까. 요즘 나는 내가 봐도 삐뚤어진 것 같다. 하지만 차근차근 나만의 계획을 짜고 나아가고 있는 내게 자꾸 이 질문이 들어오니 숨이 턱턱 막혀서라고 답하고 싶다. 굶어도 내가 굶고, 힘들어도 내가 힘든데. 삼 개월 가량의 지긋지긋한 인턴을 끝내고 이제야 고향에 온 지 일주일이 조금 넘었다. 즉, 마음 놓고 쉬고 있는 날들이 한 달이 채 안 된다. 그런데도 앞으로 어떤 인턴에 지원할 건지, 시험을 준비한다면 무슨 공부를 할지 물어보는 사람 덕택에 쉬고 있어도 쉬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는다.
어제는 "요즘 무얼 하고 있냐"라며 지인이 물었다. 블로그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 돌아오는 답변은 예상과 같았다. "그래도 일은 해야지." 다투고 싶지 않아 미소로 대화를 끝냈다. 어느 날은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 "내가 알아서 할게."라며 차갑게 답한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걱정해서 그런 거지."라는 말… 오히려 내가 미안해지는 말이다.
불행 중 다행은, 이 말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고 나서야 지인들에게 질문을 삼갔다는 것. 그래서 스스로가 자신의 계획을 밝히기 전까지는 질문하지 않으며, 앞으로 무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친구들의 고민에는 응원으로 답한다. 이때에는 자존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 더 스스로를 챙기고, 상대방에 대한 과도한 걱정은 삼갔으면 좋겠다. 그러면 스트레스도 줄고, 비교하지 않으니 만족도도 더 커질 텐데.
여담이지만, 스티미언분들의 칭찬과 격려 감사합니다 :) 저 역시 무엇을 하시든지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