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한 마음에 썼다가 지우고 결국 다시 올린 글이 있었습니다. 무거운 내용이어서 많은 분들이 마음을 써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중에 님(스팀잇 대표 5남매맘/간호사, 이하 리자님) 이 차 한잔 하고 싶다는 댓글을 달아주셨기에 아르헨티나에서 여름을 보낼 때부터 먹고 싶던 인절미 빙수타령을 했지요.
그랬더니 갑자기 어디서 웬 듣도 보도 못한 빙수사진과 함께 님(스팀잇의 뮤즈/최강팬클럽 보유, 이하 메가님) 등장. 설빙에 한 번 가보셨다며 흥분해서 댓글을 다셨으나 이게 어딜 봐서 인절미빙수.... 저는 냉정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교통정리를 하나 싶었는데 갑자기 웬 촌년2 님(SI 46번째/kr-art 인기 그림작가, 이하 쪼야님) 까지 등장.. 그러라고 쓴 글이 아닌데 제 댓글 창에서 하나, 둘씩 촌년 간증이 시작되었습니다. 무거운 글을 쓰면 어디선가 꼭 나타나서 무슨 글이었는지 까먹게 만드는 요주의 인물들이 있습니다.
(현재) 서울 촌년 님(kr-art 작가/쪼야님 열성팬/개그중독, 이하 야야님) 까지 합세하여 우리는 어느새 버스를 대절해 리자님 동네에 있다는 설빙에 인절미 빙수를 먹으러 가자며 말도 안되는 댓글놀이를 했던 것이지요. 메가님은 홍콩, 쪼야님은 프랑스, 리자님은 대구에 있는데... 그냥 그러고 논 겁니다. 그러니 리자님도 아무말이나 막 던지십니다.
그걸 쪼야님이 낼름 받습니다! 프랑스에서 한국에 왔다고 폭탄선언을 하시며 대구에 빙수를 먹으러 가자는 겁니다. 응? 네? 뭐라구요....? 그래서(?) 야야님과 우리 셋은 대구에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은 대구에 사시는 리자님이 제일 마지막에 알게 됩니다... (여러분 댓글놀이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거사는 약 일주일에 치루기로 하고 쪼야님이 포스팅으로 설빙원정대의 결성을 알리셨고, 수많은(?) 분들의 응원 속에 님(스캠 경고 댓글 봇 창시자/애주가/아저씨) 의 특급정보!! 설빙에 떡볶이를 판다는 소식을 입수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촌년들 어제 대구 다녀왔습니다. 저희 집에서 10분거리에 설빙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궁화호와 새마을호기차에 몸을 싣고 왕복 약 8시간을 달려 대구의 어느 설빙 체인점을 찾았습니다.
어디 이뿐입니까. 저는 이날 아침 7시 30분 서울역에 도착하기 위해 전날 서울에 사는 동생집에서 하루 자기로 하였는데 그 집에 여분의 이불이 없대서... 순례길에서 쓰던 침낭을 들고 갔지요. 순례길에 가져갔던 X-Large(사이즈 아님. 메이커 이름..인 것 같음) 가방에 넣어서요.
그런데 이게 무슨 조화인지. 대구에 갔더니 순례길 간판이 떡.
서울역에 먼저 도착해있는 쪼야님과 야야님을 단숨에 알아보아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실실대며 다가갔습니다. (설마...아니겠지..하는 두 사람의 눈빛을 애써 무시하며...)
전에 님(요리하는 뮤지션/음악하는 요리사),
님(에세이 작가/기억나눔 프로젝트 진행),
님(심은하님 열혈팬, 여행중) 과 만났을 때는 갑작스러운 것도 있었고 오프라인에서의 첫 만남이라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는데, 이 분들과는 일주일간 미리 카톡을 나눈 데다가 제게는 두번째(사실 세번째) 밋업이기에 좀 더 편한 마음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첫단추를 잘 낀 덕분이지요.
사실 제가 스팀잇에 진지한 글을 많이 올렸다보니 오프라인에서도 그 이미지를 지켜가야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당시 왕래가 많지 않던 님(보육원 후원활동, 연애중, 이하 기리나님) 의 댓글... 저는 식은땀을 몇 번이나 흘렸는지 모릅니다. 결국에는 포기하면 편하다는 안선생님(슬램덩크) 짤까지 선물로 주고 가셨어요.
기리나님의 지혜로운 조언에 따라 이번 만남에서는 저를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이 사람들 앞에서는 이미 늦었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기차 출발 20분 전에 표를 끊으려니 세명 좌석을 다 따로따로 배정받습니다. 이게 뭐야... 기껏 만나서 또 카톡하게 생겼잖아?
다행히 입석칸에 나란히 앉아 창밖을 (저는 벽...) 보며 여행하면서 쪼야님의 스팀잇 굿즈를 받았습니다. 저 스달로 무언가를 얻는 것이 정말 처음이예요. 그것도 쪼야님(과 소요님) 의 굿즈를 쪼야님에게 직접 받게 될 줄이야. 엉엉. 포장을 한땀한땀 다 하셨더라구요. 설빙먹으러 대구에 오는 것도 그렇고.. 가성비라고는 1도 모르는 사람 ㅠㅠ
거기에 야야님의 끊이지 않는 간식거리... 왜 때문에 계속 나오는지...? 메리포핀스의 요술가방인 줄.
간식을 끊임없이 먹었는데도 얼마나 수다를 떨었는지 대구에 도착했을 땐 이미 허기짐... 우리를 기다리고 계실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리자님과 겨우 만나서는 리자님 5호의 매력에 빠져 버렸습니다. 카시트에 얌전히 앉아 꽃미소 날리며 왼발 동동..
대구 날씨는 따뜻해서 이미 벚꽃이 폈더라구요! 촌년들은 또 사진찍기에 바쁘고.. 리자님 우릴 코리안 디저트 까페, 설빙으로 인도하셨습니다. 그 와중에 5호 금수저...
메가님... 이게 인절미 빙수예요. (한숨)
걱정마세요. 물론 이것은 에피타이저였습니다. 저희는 대면식이라는 고기국수집에서 전골과 비빔밥을 먹고 후식으로는 대구가 원조라는 커피체인점 다빈치에 가서 커피정맥주사를 맞았습니다. 이럴 줄 알긴 알았지만 왜 그렇게 깔깔대고 웃었는지 기억이 잘 안납니다. 어찌나 웃었는지 리자님은 등이 아프다고 하시고 쪼야님은 목이 아프시고, 야야님은 눈물을 흘리셨고 저는 저도 모르게 저팔계 웃음이... 아... 대구에 너무 내려놓고 온 것은 아닌지. 다시 찾으러 가야하는지.
우리 5호 아직 비율이 완성되지 않아 짧디 짧은 손하트 날려주시고.. (5호홀릭..어질)
사실 어제 여기까지 쓰고 잠들었는데 이미 리자님의손님 맞이글, 쪼야님의 설빙원정대 후기 글이 올라왔길래 저는 안쓰려고 했더니 언니(들)가 올리라고 해서 군말없이 쓰는 중입니다.
[여기서 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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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의 서열(태어난 순서)은 어떻게 될까요. 맞추시는 분 1스달 보내드립니다. (메가님도 모르심...)
자, 그럼 서울로 돌아가볼까? 했는데 기차시간 아무도 모르고... 주차비 버퍼링에 교통상황과 맞물려 결국 무궁화호 대신 1시간 뒤 새마을호 열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떠난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5호는 울기 시작하고 나중에는 제 옷을 잡더라고요. 저도 같이 울려다가 독한 마음 먹고 차에서 내렸네요. 리자님 안녕... 5호 안녕...
갑자기 생긴 여유시간에 또 역내 어묵꼬지를 먹고... 앉을 곳 필요했던 저희는 롯데백화점에 들어가 다른 사람들이 이미 앉아있는 쇼파에 합석을.. 하아. 그 와중에 스달이 오르면(꿈은 이루어진다★) 다음 번 님(웹툰 그리는 작곡가/새벽의 흑기사, 이하 케콘님)과의 밋업엔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갈 것이라며... 케콘님은 밋업생각 1도 없으실테지만 저희가 이렇게 김칫국을 마셨네요...
기차시간이 되어서 탑승하러 갔는데 심지어 기차 잘못탑승.. 출발하기 전에 알아서 얼른 내렸습니다. 이 촌년들... (지긋지긋) 그리고 승객이 거의 없는 열차칸에서 또 수다 삼매경.. 내성적이라며... 쫄보라며... 숫기 없다며...? 야야님이 챙겨오신 오징어땅콩과 1회용 소주컵에 맥주까지 찬.찬.찬!
쪼야야야님과는 아침 7시 30분에 만나 저녁 9시 30분이 지나 헤어졌네요. 첫만남에 14시간을 함께하다니... 대구에서 리자님과 5호 팬미팅하고 오는 기분이었습니다. 저한테 올드하다.. 촌티난다면서 자꾸 촌년 아닌척 하시려던 쪼야님 결국 저희 눈치보시더니 서울역 야경(건물벽에 사람들 막 걸어다니는 불빛쇼 같은거) 사진찍으시고...
이렇게 저희는 설빙 대장정을 마치고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습니다. 제 생애 두번째 밋업은 없을 줄 알았는데.. 우리동네에 있는 설빙 놔두고 대구라니요.. 이러다 밋업의 여왕은 아니더라도(이건 님이라고 풍문으로 들었습니다) 밋업의 소공녀쯤은 되어 버리는게 아닐지.. 그리고 기리나님의 예언대로 팔로워 수가 후두둑 떨어지는 기적을 보게 될 지도요.. (3일만에 컴퓨터 켰는데 이미 오늘 저 뮤트하신 분 한 분 추가..
님 글에 22만원 실화냐고 댓글 달았다고 뮤트를...실화면 실화지 왜 뮤트를.)
사실 밋업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저같은 쫄보가 갑자기 모르는 사람들을 대거 만나는 건 부담스럽고 두렵지만.. 스팀잇에서 댓글 좀 나눠 봤다던가.. 평소에 공통 관심이 있었던 분들이라면 위화감 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이래놓고 밋업 자신감 리셋될 듯..)
소녀같지만 믿음직스러운 리자님,
쿨내나지만 여리고 솔직한 야야님,
해맑지만 내면의 성숙이 느껴지는 쪼야님
모두 반가웠어요. (이게 더 어색...)
그리고 우리 5호 ㅠㅠㅠㅠㅠㅠㅠ 5호야!! 보고싶다 ㅠㅠㅠ (메가님은 잊은 지 오래...여러분도 중간에 퀴즈낸 거 다 잊으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