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페이스북에 들어갔다가 지인이 스팀잇에 가입한 것을 알게 되었다. 순간 고민했다. 내가 있음을 밝혀야 하나? 아직은 밝히지 않았다. 뭐 밝힌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다. 꼭 밝힐 필요도 없는 거 아닌가. 밝히지 않아도 활동하다가 보면 어차피 알게 될 거다. (글을 상당히 잘 쓰셨는데 보팅을 못해드리는 것이 상당히 미안하다.) 이기적인 건가? '저의 익명성을 위해서 밝힐 수 없었습니다'라고 말하게 되겠지. 그런데 사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기에 전혀 상관이 없을 것이다. 괜히 나 혼자만 신경 쓰이는 것일 뿐. 그들은 너무도 평범한 나에게 관심 1도 없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들어 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나중에 올릴 수 없는 것들을 차라리 지금 마구 올려버리자.' 라고 생각을 한다. 함정은 타고난 안티쇼셜인 내가 별로 올릴 것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올리려고 뭔가를 썼다가도 항상 올릴 타이밍을 놓친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내가 놓친 타이밍이 어디 스팀잇 포스팅뿐이었을까.
마이해피써클 아이디를 버리고, 새로 가입을 할까? 그렇게 하면 이미 여기 스팀잇에 계신 분들은 나(마이해피써클)인줄 알게 될 것이고, 나의 지인들은 나인지 모를 수도 있지 않을까? 언제까지? 그들도 곧 알게 될 것이다 라는 생각에 그냥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단 전화번호가 없다. -_-;; 그래도 만약 더 많은 지인들이 스팀잇에 보이게 되면 그때는 정말 새로운 아이디를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이 들자 마치 시한부 스팀잇에 사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다시 페이스북을 본다. 글쎄 어쩌면 이미 다들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을지도 모를 것 같은 싸~~ 한 느낌이 든다.
'어쩌면 인생은 타이밍'에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있어서 써서 포스팅하려 했는데... 또 뭔 변덕인지 이렇게 잡념이 들어 이러고 있다. '잠을 못 자서 그런 것인지 생각이 중구난방이다' 라고 하고 싶지만, 사람부터가 중구난방이라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A를 이야기하다가 A가 안 끝났는데 B를 이야기하고 그러다가 C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다시 끝내지 않은 A를 이야기한다. 그리고는 새롭게 D 다시 C 또는 B 왔다 갔다 왔다 갔다.
'오늘은 스팀잇에 포스팅을 해 볼까?' 생각을 하고 보면 그래서 뭐라고? 도대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책도 읽지 않았고 일기조차 쓰지 않은 티가 팍팍 난다. 그렇게 포스트 버튼을 못 누르게 되고, 생각이었는지 뭐였는지 알 수도 없었던 것들은 마치 차가운 겨울바람에 날아가듯 날아가 버리고 시간이 더 지나면 내 머릿속에서는 글쓰기를 누르지 못한 기억과 내 노트 구석에 하나의 잡념만 더 쌓이고 만다. 그리고 가끔은 그 차가운 바람이 나까지 날려 버릴 거 같아 살짝 겁도 난다.
처음 유학 시절엔 한국에 가면 잠을 잘 잤고 미국에서는 늘 잠을 설쳤다. 언제부터인가 미국에 오면 잠을 잘 잤고, 한국에 가면 잠을 설쳤다. 나는 짧은 기간 한국에 머무르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또 아닌 거 같다. 알 수 없던 어느 시점부터는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잠을 못 자는 것을 보면... (나이탓 인가...)
어릴 때부터 명절을 좋아하지 않았다. 엄마를 도울 수 있는 나이가 되면서 엄마를 아무리 도와드려도 내가 도와 드릴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었고, 그런 명절을 보낸 뒤에는 꼭 아프게 되시는 엄마를 보는 것이 너무 속상했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뜻하지 않게 자리를 비우게 되시고 새로운 분들이 더해지셨다. 예전보다는 정말 조용히 명절을 보내게 된 것이 언제부터였는지 잘 기억이 없다. 그런 시간 속에서 나는 명절을 혼자 보내기 시작한 것이 또 언제부터였는지 그것 또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황당한 나이에 내 몸속 균형이 망가졌을 때부터였나? 아닌데... 훨씬 그 이전이었던 거 같은데... 가족들이 나를 포기 한 거는 물론 이미 오래전이다. (그리고... 친척들도 나를 포기한 지 이미 오래다.)
사랑하는 막내딸이 자꾸 도마 위에 올려지는 것이 싫으셨던 걸까? 내가 받는 스트레스가 걱정되셨던 걸까?
" ... 네가 스트레스받을까 봐..." 라며 말씀을 흐리셨던 어느 날. 그날 이후로 가족들은 나의 미래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써 나에게 스트레스를 더하지 않으려 애쓰셨던 거 같다. (그렇게 나는 늘 걱정만을 얹어 드리는 철없는 딸이 되었다.) "명절에는 한국에 오지 말아라" 라는 말씀을 따라서였는지 아니면 시간을 맞추기 힘들다는 핑계였는지 잘 모르겠다.
아빠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나는 명절이 아닌 아빠의 기일을 택한다. 그때만큼은 걱정만 얹어드린 철없는 딸도 가족들과 함께 있고 싶다.
여전히 글쓰기 버튼을 누르는 것이 두렵다. 내 생활에 너무 깊이 들어온 스팀잇 수많은 글들 속에서 웃고 우는 날이 점점 많아지면서 살짝 겁이 나기 시작했다.
가끔은 내가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체성을 잃는 것 같다가도 '뭐... 새삼스럽게...' 라는 단순한 위로를 또 건넨다.
여전히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모른 채 잡념들을 조금 꺼내 놓고 또 아무 데서나 이렇게 자르는...
헉! 이제 생각났다. ㅜㅜ 내가 쓰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런데 포스팅을 마치려는 이 부분에서는 차마 쓰지 못하게 되는 또 다른 잡념일 뿐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