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문송한 거 같아서
청년실업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다.
정부에서도 이런 저런 방안을 내놓고 나름의 정책을 강구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노량진 고시촌에서 몇 년을 지내고 취업을 못해 더 이상 부모님께
면목이 없어 공무원 임용이 되었다는 거짓말을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처참한 일도 있다.
부끄러운 얘기가 되겠지만 우리 집에도 한 번에 원하는 기업에
취업이 되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졸업 유예를 하고 몇 차례
도전 끝에 눈높이를 낮춘 경우도 있고 미련을 못 버리고 봄날처럼
화사한 청춘을 취업준비에 묶이는 아이들도 있다.
그래도 이공계열은 취업난에서 조금은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인문계열은 말 그대로 낙타가 바늘구멍 지나기에 비할 정도로
취업은 틈을 내주지 않는다. 그래서 생긴 말이 있다.
문송합니다.
반드시 죄송할 일도 아닌 문과 출신들이 취업이라는 넘사벽 앞에서
속으로 지르는 비명이다. 거기에 아픈 곳을 골라 때리는 격으로
인구론까지 나와 명확하게 선을 긋는다. 그러면서도 인문학 강좌는
붐을 이룬다.
잠시 얘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연애와 결혼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연애는 감성이고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을 하다 나도 모르게 연애는
감성이니 문과이고 결혼은 계산이 필요한 현실이니 이과라는
말을 해서 웃음을 샀다. 아무래도 나는 역시 이공계열에는 약해서
힘들어 하는 것 같다고 하자 웃기는 하면서도 어느 정도 수긍을 하는
분위기다.
사소하게는 물가를 비교하는 것도 둔하고 남들처럼 재테크를 하는 건
감히 엄두도 못 낸다. 그냥 살금살금 포스팅을 하면서 댓글 다는 것도
바쁜 사람이니 내가 문과 쪽이라는 증거는 그 외에도 많이 있다.
가뜩이나 문송한 사회분위기에 나 같은 촌 아줌마까지 끼어들게 되어
더 더욱 면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