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에 카페에 앉아서 일을 하다보면, 생각보다 다양한 주제의 대화들을 엿들을 수 있다. 내가 엿듣고 싶어서 엿듣는 것은 아니고, 데시벨이 상당히 큰 대화들이 종종 근처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있기에, 듣고 싶지 않아도 핵심적인(?) 내용들을 같이 공유하고 이해하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신기하게 오늘의 아침에는 내 왼쪽과 오른쪽 자리에서 모두 상당히 감정적인 대화가 벌어졌는데, 왼쪽은 부동산과 관련하여 어떻게 하면 대출을 갚을 수 있을 것인지, 세금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직원이 법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회피를 한다는 듯한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오른쪽 테이블에서는 보험회사와 관련하여 자신의 직업을 포기하지 않고 투 잡( two job)처럼 영업을 할 수 있으며, 회사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희망찬(?)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사실 이렇게 흘러나오는 대화들은, 귀를 쫑긋하고 집중하지 않으면 맥락은 파악되지 않고, 격한 감정이나 반응이 발생할 때만, 그 때의 억양과 더불어 귀에 꽂히기 때문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곤 한다. 그러니까 나는 현실적인 재산 문제에 대해 짜증이 나고 불안하고 화가 난 테이블과, 영업의 일환으로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팔면서 사람을 끌어당기고자 하는 치열한 테이블 사이에 덩그러니 존재하고 있는 것인데, 결국 현실적인 고뇌(?)를 해결하다보면 이상적인 이야기에 물들고, 이상적인 것 같은 세상에 끌려 뛰어들고 나면 다시 현실적인 고민이 생기는 피드백(feedback) 고리 사이에 존재하는 듯한 기묘한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사실 세상을 어떤 한 축으로 바라보면, 보통 서로 낚으려고 애쓰고, 더 많이 낚으려고 애쓰고, 낚이고 나면 나도 다른 사람을 낚거나 혹은 낚은 사람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쏟아내거나 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그래서 일전에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라고...)
그러다보니 글을 적는 이 순간에 나는 스팀잇에 대한 생각에 (근거 없이) 이르렀다. 나는 생각보다 상당히 주기적으로 스팀잇을 하고 있는데, 역시 낚인 거라고 생각한다. 종종 스스로 자신을 낚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이상과 꿈은 각기 달라서, 스팀잇을 어떻게 쓰든 각자의 자유이겠지만, 플랫폼에서 마련하고 있는 부분 - 보상/영향력 - 은 사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공통의 관심사일 거다. 그러니까 이걸 뽑아먹는 생각은 안하더라도, 최소한 얼마나 잘 닿고 있는지 (수치로 환산되는 것을) 종종 확인해보곤 하니까. 모두모두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는 아름다운 과정을 기대하고 이 플랫폼에 진입했다면 역시 낚인 거다. 어차피 모든 플랫폼은 (냉정한) 현실을 반영하는 서비스이고, - 왜냐하면 결국 시스템 안에는 인간이 포함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동을 모두 예측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 그 것은 경기도 오산이다. 아재 개그라 미안하다. - 그 중에 특히 우리는 수치로 환산되는 경제적인 것들이 얼마나 사람을 낚고 낚이고 처절하게 하는지 목격하고 있다. 그리고 종종 중세시대에 나올법한 장면들을 접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미 고래 -> 플랑크톤까지 나아가는 레벨이 계급 아니고 무엇이랴. 정말로 발언권이 서로간에 동등 하다고 생각하나? 어떠한 장에서든, 발언권은 사실 영향력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 물론 난 우주의 먼지에 불과하므로 상관 없다.)
여튼 스스로 열심히 낚여서 활동을 하고 있기는 한데, 왠지 하면 할 수록 낚이는 기분은 지울 수가 없다. 언젠가 글만 써도 먹고 살수 있을 거라는 믿음에 하고 있기는 한데, 사실 글만 써서 먹고 사는 건 애초에 선택받은 소수나 가능한 일이고, 다수는 글을 쓰면 (잘 되는 경우) 간식 정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간식만 해도 어디인가 싶기는 하다. 여튼 나는 오늘도 스스로를 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