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알게 된 사실"
안녕하세요. 음악하는 살룬 유난입니다.
저는 2녀 중 막내로 집안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랐습니다.
한 집안의 막내로 산다는 건 정말 행운이고 축복입니다.
어릴때는 똘똘하여 어디가도 예쁨 받던 제가 예쁨을 못받는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할머니댁이지요.
저희 할머니는 첫째만 좋아하십니다.
남아선호사상도 아니고 첫째만 이뻐라 하셔요.
명절에 할머니께서 준비하시는 음식 중 하나가 김부각입니다.
언니가 엄청 좋아해서 언니 주려고 준비를 하십니다.
그러니 전 김부각을 싫어했지요.
솔직히 어릴때 과자가 더 맛있지 김부각이 맛나겠습니까만 언니가 좋아하니 더 싫었습니다.
근데 할머니께서 주신 김부각을 넙죽 넙죽 잘 받아 먹는 우리 언니가 할머니 눈에 안예쁠리가 없지요.
님께서 공복이라고 하시길래 강의 중간에 드실 수 있는 냄새 안나는 간식을 생각하다가 김부각 생각이 났습니다.
어릴때 김부각을 안먹어 봤으면 생각이 나지 않았겠죠.
자 김부각 한번 만들어 봅시다.
할머니는 무슨 마음으로 만드셨을까.
난이도 ★ ★★ ★
김과 찹쌀가루를 준비합니다.
할머니께서는 김을 전지로 사용하셨지만 전 잘라서 만들꺼예요. 한입에 쏙 들어가게.
처음엔 김을 한번 구워서 했더니 형태도 없이 쪼그라듭니다. 김 스무장 정도 실패해서 버리고 나니 이제 풀칠 정도는 가능합니다.
손에 들러붙고 난리도 아니였지요.
난리통에 찹쌀풀 사진 찍는 걸 잊어서 뒤늦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네겹짜리 김부각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고민.... 깨를 뿌려야 되는데 저는 환공포증이 있어서 깨 뿌리기가 겁이 났습니다.
지금 글 쓰면서도 매직아이 보듯이 화면을 보고 있습니다.
깨 때문에..
결국 깨 뿌리고.
차곡차곡 건조기에 들어갑니다.
아 못보겠다...
ㅋㅋㅋㅋ
그리고 소고기 양지 육수를 내줍니다????? ㅋㅋㅋㅋㅋ
할머니와는 다르게 저는 검색을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김부각 레시피들을 여러개 조사하였습니다.
소고기 양지 육수를 쓰는 곳의 맛이 궁금해서 저도 따라해봅니다.
양지 육수와 마늘, 간장이 더해진 찹쌀풀입니다.
지금 과정이 이틀 걸린겁니다. ㅋㅋㅋㅋㅋㅋ
건조기에 들어간 김이 말라야 되고 양지 육수도 한시간 뽑아야 되고.
건조기에 들어간 김부각 맛을 봐야 되고.
제작기간이 꼬박 1주일 걸렸습니다. ㅋㅋㅋㅋㅋ
김부각을 일주일 만들면 속옷에서도 김냄새가 납니다.
밖에 나갔다 들어 오면 집에서 김밥천국 냄새가 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양지육수가 들어간 찹쌀풀을 바를 때는 실력이 쌓여서 두겹짜리 김부각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근데 이게 보내려니.. 쪼그라 들어서 양이 너무 적어보입니다.
거기다 제가 주섬주섬 주워먹으니 보낼만한 양이 안됩니다.
또 풀칠하고 또 말리고 ㅋㅋㅋ
지퍼백 사서 실리카겔과 함께 포장합니다.
그냥 드셔도 좋고 이렇게 김 굽듯 석쇠에 구워 드셔도 좋습니다.
기름에 튀겨 먹는걸 사람들은 선호합니다.
소고기육수 들어간 것은 간장색이 돌고 찹쌀만 바른건 흰색이 돕니다.
으 징그러... 못보겠어요. ㅋㅋㅋㅋ
처음 만든 두꺼운 김부각과 얇은 소고기육수간장맛 김부각, 찹쌀만 들어간 얇은 김부각
김부각 3종이 완성되었습니다.
완충재 넣어서 택배를 보내고 나니... ㅋㅋㅋㅋㅋㅋㅋ
님은 강의 하시는 분인데 강의 중간에 이거 먹으면 안될 것 같아요.
치아에 김이 엄청 낍니다. ㅋㅋㅋㅋㅋ
주노쌤 이거 드시고 꼭 거울 보신 후 강의 하세요.
후아. 친구에게 몇개 줬더니 '요근래 니가 만든 음식 중에 제일 맛있는데? 이걸로 장사해라' 라고 합니다.
저는 건조기가 있어서 비교적 수월하게 만들었는데 할머니께서는 이걸 말리시면서 파리도 쫓아야 되고 비도 피해야 되고, 곰팡이 신경도 써야 했겠지요.
이렇게 힘들게 만든거를 '안먹을래요. 싫어요' 하는 애는 저같아도 안 예쁠 것 같아요. ㅋㅋㅋㅋ
나이가 드니 김부각이 이렇게 맛있는거였나 싶네요.
요즘 돈도 없는 김부각 장사나 할까. 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참 이제 짱짱맨 태그는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더 많은 뉴비분들께 혜택이 돌아가길 바라며.